교실에는

나를 참 힘들게 하는 아이도 있지만

나를 웃게 만드는 아이도 있다.

가르칠 맛이 난다고 해야 하나?

청출어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기분을 맛보게 해 주는 아이 한 명만 있으면 교실에 들어서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후에

일기장 검사를 하였다.

주말에는 일기 한 편을 쓰도록 약속했는데(숙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그 약속을 알아서 잘 지켜준 아이들 때문에 오늘 하루의 수고가 많이 풀렸다.

(물론 안 지키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이 쓴 일기에 하나하나 댓글을 달아주다

두 편의 일기를 보고 마음이 "쏴아" 해졌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들었다 놨다  하며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몇 건의 사건이 있었지만

두 명의 일기가 나를 힐링시켜 주었다.

이런 아이들을 만난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이던가!

너희가 나의 학생이라서 얼마나 기쁜지.....

나 또한 너희들에게 그런 선생님이고 싶구나!

부모라는 이유로 전적인 사랑을 주는 자녀들처럼

선생이라는 이유로 전적으로 나를 믿고 따라주는 이런 아이들이 있어서 난 행복하다.

 

<가부와 매이 명화>

 

가부와 매이 명화를 봤다.

재미있었다.

보더니....@@이가 울고 있었다.

그래가지고.... 내용을 잘 ~ 못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잠깐만 멈췄다.

그리고  @@눈물 꼭지를 잠궜다.

조용해졌다.

" 고요~"

가부와 매이 명화를 다~ 보고 싶었는데....

다 못봤다. " 우~"

제일 기억에 남은 장면은 가부와 메이가 강으로 뛰어 내리것이 가장 기억이 남았다. (끝)

 

(9시 00분 -> 9시 30분)  틀린 글자 그대로 옮겼다.

 

 나의 댓글

 

  오늘은 ##도 많이 울어서 선생님이 눈물 수도 꼭지를 잠궜지.  울고 싶을 땐 울어야지.

 

<세종 대왕>

국어 시간에 세종(이름은 이도이다.)할아버지에 대해 배웠다.

세종은 자기 아버지인 태종과 달리 백성을 사랑하고, 신하들을 존중하고, 지혜롭고 총명했다.

난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세종이 자기 아버지 같았으면 지금 나는 이런 일기를 쓰지 못했을 것이고

한글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싫다.

세종은 100가지 이상의 질병에 시달리는데도 백성을 위했으니 정말 대단하다.

나는 세종대왕 할아버지께 감사하다.

세종대왕 할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다.

 

(5시 20분 -> 5시 55분)

 

댓글

 

지금 **의 모습도 세종대왕만큼 충분히 멋지단다.

 

윗일기는 어제 가부와 메이 영화를 보며 있었던 일을 쓴 것이고

아래 일기는 국어 시간에 세종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쓴 것이다.

 

친구가 영화를 보다가 꺼이꺼이 우는 바람에 영화 대사가 잘 안 들리는데도 짜증 내지 않고

눈물꼭지를 잠궈주러 간 내 행동을 그대로 믿어주는 이 아이의 마음이 참 예쁘다.

오늘 영화 뒷부분을 보다 이 아이 또한 엉엉 울어서

눈물 수도 꼭지를 잠궈 주었다.

아이들은 가부가 살긴 살았지만 메이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려서 너무 슬퍼했다.

나보고 끝에 어떻게 되냐고 자꾸 물어봤다.

그림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이 다르자

부디 가부와 메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결말을 물어보는 것일 게다.

 

세종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을 세세히 잘 듣고, 배운 내용을 일기에 고스란히 적었다. 세종의 이름까지...

항상 말하지만 이 아이는 책벌레일 뿐아니라 도덕성 지수도 높아서 정말 크게 될 것 같다.

1학년을 여러 번 가르쳐봤지만 이 아이의 일기 수준은 진짜 높다.

나중에 작가해도 좋으련만 꿈이 과학자란다.

이 아이가 전학을 간다고 해서 얼마나 슬픈지 모른다.

 

이쁜 우리 아이들이 하나둘 전학을 간다고 하여 슬픈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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