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간의 요술 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7
천장훙 지음,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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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한간이라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실존하였다고 한다.

한간은 특히 말을 잘 그렸다고 하는데 얼마나 잘 그렸으면 마치 살아 있는 말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동물 중에서도 말 그리기가 특히 어려운 걸로 알고 있다.

말의 미세한 곡선을 표현하기가 꽤 어렵다고 들었다.

그런 말을 한간은 자유자재로 그렸다고 하니 천재 화가임이 틀림없다.

실제로 한간이 그린 말 그림을 본 적은 없으나 이중섭 화가가 그린 소처럼 생동감이 느쪄지지 않았나 싶다.

 

한간이 그린 생생한 말이 소문이 자자해지자

어느 날 용맹한 장수가 찾아온다.

그는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데 말이 없다면서 자신을 위해 말 한 마리를 그려주라고 한다.

한간이 말을 그리자 그림 속에서 말이 살아나와 장수와 함께 전장에 간다.

장수와  말은 마치 한몸처럼 전쟁터에서 움직이고

장수는 전쟁터에서 많은 적을 무찌르고 영웅이 된다.

하지만 장수의 욕심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더더욱 많은 전쟁터에 나가 많은 적들을 죽이기를 원했고

이에 말은 조금도 쉴 새가 없었다.

어느덧 초심을 잊어버리고 전쟁의 노예가 되어버린 장수에게서 탈출하여 스스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말.

그림 속으로 들어간 말의 몸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 있다.

 

작가는 수묵으로 말의 멋진 자태와 함께

장수의 욕심으로 점점 피폐해져가는 전쟁터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한간은 좋은 목적으로 그 장수를 위해 말을 그려준 것이지만

욕심에 눈이 먼 장수는 자신의 승리만을 위해 말을 혹사시키며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마지막 그림 속에 들어간 말이 피를 흘리는 장면은

욕심에 사로잡힌 인간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잔혹하게 짓밟는지 보여주고 있다.

말을 그려줬던 한간은

' 내가 왜 말을 그려줬을까?' 후회하지 않았을까!

물론 한간이라는 화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 속의 말이 살아 움직이고, 전장을 누비었다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이다.

작가는 아마 이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끝모를 욕망에 경각심을 주고 싶었나 보다.

제어하지 못하는 욕망은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끄는 것을 보면서

제어하지 못할 바엔 처음부터 소유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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