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아이들에게 2학기 들어 그림책이 아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읽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하고, 이해도 더 잘한다.
가끔 학부모들이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나요? 라고 물어본다.
정답은 아이가 그만 읽어주세요 할 때까지. 
초6인 울 딸은 아직도 내가 읽어 주면 옆에 와서 잘 듣는다.


두번 째 선택한 책은 <왕창세일 엄마아빠 팔아요>이다.
아이들은 첫 문장을 읽어줄 때부터
"푸하하!" 웃었다.
그만큼 이용포 작가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글을 썼다는 의미일 게다.
 
오늘 아이들이 독후화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 얘들아, 선생님한테 귀만 빌려줘요. 너희들은 그림을 계속 그리면 돼요"
분위기가 좋아서 7-8꼭지를 다 읽어줬다. 흉내까지 내며 읽느라 지금 목이 잠겼다.
책 읽어주는 선생님 만난 걸 큰 행운으로 여겨야 하는데
학부모와 아이들은 그 고마움을 알랑가 몰라. 후후~~(요즘은 자기 PR시대니깐)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도 재밌는 장면에서 까르르 웃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로 끝내 버리면 이 동화책에 대한 기억은 1주일이면 사라진다.
 

하여 집에서 <엄마아빠 팔아요>를 읽고난 생각과 느낌을 일기로 써 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다.
"여러분도 엄마, 아빠가 싫을 때가 있었을 거예요. 그 때를 잘 기억해서 쓰면 엄청 생생한 일기가 될 것 같아요."
라고 귓뜸을 해 주었다.
웅성웅성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느라 소란스러웠다.
할 말이 많은가 보다.
" 엄마아빠한테 혼 날까 봐 걱정하지 말고, 솔직하게 쓰는 거예요. 그게 좋은 일기예요." 란 말도 해줬다.
아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써 올지 사뭇 궁금하다.
이 집 저 집 가정사가 다 드러나는 거다.
나에게도 종종 있는 일이다. 
엄마아빠가 싸운 날이면 어김없이 둘째가 일기에 써서 담임 선생님 보기가 얼마나 민망한지....
 
우리 수퍼남매도 엄마, 아빠를 팔아버리고 싶었던 적이 있었겠지?
없었을 리가 없다.
한 번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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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2 0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10-02 07:2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오랜만이에요.
아이패드로 작업하다보니 책 사진이 사라졌어요.
다시 넣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