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3일의 금요일이 있었다.
목요일 밤 갑자기 딸이
" 어? 내일이 바로 13일의 금요일이네!" 하자
아빠가 이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잡아가며 13일의 금요일이 왜 서양에서 저주의 날로 불리는지 좌악 설명을 해 줬다.
마침 날도 꾸물꾸물했던 것 같다.
"예수님과 제자를 합친 13인이 최후의 만찬을 하고, 그 다음 날 예수님이 잡혀 돌아가셨지. 돌아가신 날이 금요일이었고...."
여기까지 듣던 아들은
내일이 바로 그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사실에
꺼이꺼이 울면서
" 하나님! 살아서 돌아오세요~~" 라고 소리 내어 기도를 드렸다.
아들의 그 말에 셋은 정말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남은 심각하게 우는데 웃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깐.
왜 무서움 많이 타는 아이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했냐고 부녀를 흘겨 봤다.
" 아들아. 아냐,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진짜 저주 받은 날이 아니야! 그리고, 너 매일 좀비 게임도 하잖아!!!"
" 하나님은 늘 우리 곁에 살아 계셔" 라고 위로해 줬다.
전에 내가 누나에게 가슴을 밟혀 숨을 못 쉴 정도로 아파서 꺽꺽대며 울 때도 아들은
" 하나님, 우리 엄마 살려 주세요~ 엉엉!!!" 했더랬다.
그 때도 가슴이 너무 아픈데도 아들의 그 말이 진짜 이쁘고 감동적이서 마음이 따듯해졌더랬다.
순수한 아들의 말들을 떠올릴 때마다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의 말은 정말 순수하다.
이런 이쁜 말들을 할 때 빠짐없이 기록해야 했는데
놓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아쉽다.
지금부터라도 잘 기록해 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