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지인 중의 한 분이 딸과 함께 대학로에 있는 이화마을에 다녀왔다면서 꼭 수퍼남매와 한 번 가보라고 하였다.

마침 날씨도 좋고 아이들 컨디션도 좋아 보여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혜화동으로 갔다.

여름에 독서 연수 다닐 때 골목에 <낙산공원>이정표를 봐둔 적이 있어서 대충 그쪽이겠거니 했다.

마로니에 공원을 가로질러 등산하다시피해서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벽화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있다니....

마을의 모습은 60-70년대를 연상시켰다.

나 어릴 때 살던 골목길 그대로였다.

"@@야, 노올자" 하면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나올 것만 같았다.

 

이화마을 검색하면 보이던 벽화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였다.

북촌 한옥마을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딸은

" 엄마 , 타임 머신을 타고 전태일 노동자가 살던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아!" 한다.

맞다. 딱 그 시대의 분위기였다.

벽화 중에는 두 남녀 노동자가 크게 클로즈업 되고 옆에 실패가 그려진 벽화도 있다.

낙산 공원에서 마침 풍물놀이패들이 연주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 구경하였다.

명절 분위기 나게 풍물을 관람한 행운도 움켜 잡았다.

이화마루에 가니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가꾸는 텃밭도 보이고 성곽도 보였다.

부산에도 유명한 벽화 마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무조건 낙후된 마을이라고 해서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문화 유산으로도 가치 있고, 미적 가치도 느낄 수 있는

그런 마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음 한다.

이화 마을처럼 말이다.

600년 도읍지인 서울이 난개발만 좀 적게 했어도 정말 많은 문화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었을 텐데.....

유럽의 나라들은 개발을 할 때 오래된 것들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을 한다고 들었다.

우리 나라도 그런 마인드를 본받았으면 좋겠다.

 

대학로로 내려와서 지친 발을 쉴 겸 지난 여름에 맛있게 먹었던 전통 팥빙수 집에 데려갔다.

여름보다 더 내용물이 알차졌다.

대추는 과자처럼 아삭거리고 팥은 달지 않고, 얼음은 살살 녹아서 아이들이 정말 영양만점이라고 말했다.

 

 

 

 

 눈도,귀도, 입도 즐거운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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