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가 우리 집에 온지 두 달이 지났다.

양이들은 개보다 목욕을 자주 안 시켜도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수퍼남매가 있다보니 시켜야 할 것 같긴 한데 엄두가 안 났다.

동물병원 수의사는 집에서 살살 시키라고 하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걱정만 하고 있었다.

워터리스(스프레이) 제품을 사서 온이에게 뿌려봐도 자지러지게 놀라서 도망 가는 통에 제대로 된 목욕을 못 시켜봤다.

요즘 온이가 자꾸 더러운 곳에 누워 있어서 목욕을 시켜야 하긴 하는데......

 

답답한 마음에 지인 중에서 양이를 키우는 분에게 목욕 어떻게 시키느냐고 물어보니

딸이 아주 잘 시킨다고 출장을 보내주신다는 거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옆에서 보고 배우면 되겠다 싶었다.

 

어제가 온이의 목욕날이었다.

대야도 사고, 큰 수건도 준비해 놓고 선배님과 딸 @@을 기다렸다.

목욕하기 전에 발톱을 깎아야 한다고 들어서 나 혼자 깎이는데도 온이가 난리를 쳐대서 혼이 났다.

수의사한테 가면 그렇게 얌전한데 왜 그럴까?

 

온이를 본 두 사람은 정말 이쁘게 생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 우리 온이가 이쁘긴 한가 보다.

선배님 딸이 온이를 길들이기 위해 이런저런 행동을 취하자 온이가 반격을 시작하였다.

처음 우리 집에 와서 캭캭 거리기는 했어도 그렇게 공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온이가 매서운 반격을 했다. 온이한테 저런 면이 있었나 깜짝 놀랐다.

있는 힘을 다해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며 상대방을 공격하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선배, 나, 수퍼남매 모두 저러다가 온이의 반격에 @@가 다치겠다 싶어 걱정이 되었다.

@@는 슬슬 승부욕이 생긴다며 온이를 제압하려고 했지만

온이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 온이의 목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했다간 @@가 다칠 듯하였다.

온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았다.

와~ 온이 성격 장난 아니다.

저런 애를 나혼자 목욕시켰더라면 난리가 났겠지.

 

@@는 온이한테 그렇게 당했는데도 온이가 이쁘다고 집에 데려가고 싶단다.

집에 유기묘를 두 마리 키우고 있는데 둘은 이제 1년이 넘어서 아주 많이 자랐다고 한다.

우리 온이도 성묘가 되면 어느 정도가 될까?

앞으로 중성화 수술도 해 줘야 하고, 비만 관리도 해 줘야 한단다.

@@는 양이들에 대해 아는 게 많아서 모르는 것은 @@에게 물어봐야겠다.

엄마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레 아이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양이 엄마들이 모이니 양이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양이들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온이의 목욕은 실패하였지만

도움 주러 달려와준 선배님과 @@가 진짜 고맙다.

@@는 우리집을 방문한 손님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 집 책에 관심을 보여준 고마운 손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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