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아이 한 명이  선생님을 소재로 해서 시를 썼다고 하며 병아리처럼 노오란 편지지에 자작시를 써서 줬다.

교사 생활 20년 만에 시를 선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어린이다운 순수함이 느껴지는 시라고 생각한다.

꼬마 시인의 동의 없이 시를 옮겨 적어 본다.

 

선생님

글씨를 잘 쓰는

무섭지만 지혜로운

책을 좋아하는

이야기를 잘하는

우리의 마음을 읽으시는

우리 선생님

제비꽃을 닮은 선생님이

나는 좋아요.

 

이 아이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많이 고맙다.

"글씨를 잘 쓰는" 부터가 나오는 이유도 알겠다.

"무섭지만"이란 말에서 나를 되돌아본다.

내가 우리 꼬맹이들을 많이 무섭게 대했나 스스로 점검해 본다.

내일부터는 활짝활짝 잘 웃어야겠다.

아이들은 나를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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