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걸어 다니기

이번 2학기부터는 수퍼남매와 진짜 걸어 다니기로 다짐 또 다짐을 하여 걸어서 학교에 갔다.

교과서가 무겁다고 큰 애가 투정을 부렸지만 이 정도 갖고 그러냐며 타박을 줬다.

운동을 너무 안 해서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천으로 옮겼다.

 

2.첫날이 중요한데....

교실은 아침부터 푹푹 찌고 있었다.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자리를 모르는 아이들이 있을까 동학년 샘이 걱정을 하셨지만

아이들은 자기 자리에 잘 앉았다. 한 명이 자리를 헤매는 것 같아 보였지만 눈치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어제 지각하지 말라는 뜻으로 단체문자를 보냈건만 역시나 2명이 지각을 하였고,

5명의 아이들이 방학 과제물을 안 가져오거나 해 오지 않았다.

그 중 8편 밖에 안 된 일기 숙제를 스스로 절반 할인하여 4편만 달랑 써 온 아이도 있었다.

가끔은 일기를 하나도 안 써오는 배짱 두둑한 아이도 있다.

1학년이고, 처음이니

용서를 해 줄 수도 있으나 첫 방학 과제를 그냥 넘어가면

계속 방학 숙제는 안 해도 된다는 버릇이 들 것 같아 엄마와도 통화를 하고 금주까지 꼭 해서 보내라고 하였다.

엄마 말씀이 일기 쓰기를 너무 싫어해서 힘들었다고 하신다.

일기 쓰기 좋아하는 아이가 몇이나 되겠나?

작년 아이들 중에는 일기를 매일매일 쓴 아이도 몇 명 있었는데

이번 아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겨우겨우 8편 채운 아이들이 대부분.

나머지 네 명의 아이들도 부모님 보시라고 알림장에 적어 보냈다.

일 학년 숙제가 많지도 않았는데 좀 심하다 싶다.

숙제(일기 8편, 책 제목 기록하기)를 다 해 온 아이들은 상표를 줬다.

따로 방학 과제상이 없기 때문이다.

 

3. 방학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그리기

2-3교시는 방학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발표하고 그림으로 표현해 봤다.

먼저 자신이 그릴 그림을 간단하게 발표 기차로 말해 봤다.

계곡이며, 해수욕장, 워터파크, 친구 생일 잔치 등등 아이들이 저마다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한 명도 아프지 않고, 방학을 건강하게 보낸 것 같다.

이어서 2시간 동안 크레파스로 경험한 것 그리기를 하였다.

여전히 바탕칠을 해야 하냐고 물어 보는 아이들은 도대체 뭐야?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마다 꼭 물어보는데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배경칠을 하기 싫어서일 거라고 생각한다.

 

4. 동화책에 도전하기.

2학기 아침독서10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2학기에는 아침독서시간만큼은 힘들여서 그림책이 아닌 동화책에 도전해 볼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나의 독서 지도가 아니더라도 혼자서 동화책을 술술 읽는 아이들도 몇 명 되지만

나머지 아이들때문에 2학기에는 일부러 그림책이 아닌 동화책 읽기를 할 것이다.

그림책은 집에서, 다른 시간에는 얼마든지 읽을 수 있으나

독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아침독서시간만큼은 글밥이 많은 동화책을 읽어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방학 동안 동화책을 읽어본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하니 절반 정도가 손을 든다.

그림책밖에 안 읽었던 아이들도 나와 같이 서서히 동화책에 도전해 볼 것이다.

어떻게?

선생님이 앞으로 그림책 보다는 동화책을 매일 조금씩 읽어줄 거라고 설명해 줬다.

조금씩 조금씩 읽다보면 언제가는 동화책이 끝날 것이며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독서 근육이 생기는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남자 연예인들이 초콜릿 복근을 만들기 위해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그런 노력을 해야 독서 근육이 만들어지는 거란다."

 

내가 고른 첫 동화책은

환경동화책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이다.

활자도 좀 작고 내용도 아무래도 환경책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야기 동화책만 재밌는 게 아니라

과학, 환경, 역사 동화책도 재밌는 것임을 알려 주기 위해서 일부러 골랐다.

1-2꼭지 읽어 줬는데

똘망똘망하게 잘 듣고 중요한 내용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읽어주면서 한 동화책을  함께 독파하고 나면

그림책만 읽던 아이들도 자신감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도 교실과 보조 맞춰 그림책 사이사이 동화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것도 좋다.

 

 

 

 

 

서울은 폭염이 끝났다고 하나 교실은 한증막이 따로 없었다.

위층 고학년 교실은 장난이 아닐 게다.

내일은 좀 더 시원한 복장으로(첫날이라서 정장을 입었더니 엄청 더움)출근해야지.

아이들한테도 개학에 적응하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몇 번이고 말해 줬다.

내일부터는 2학기 교과서 공부를 할 것이다.

(방학 동안 교과서가 도착해서 오늘 10권 다 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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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8-1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개학했어요? 이 폭염에~ ㅠ
아이들은 건강하게 방학을 지냈나 봅니다.
선생님들은 이제 고생 시작이네요.^^

수퍼남매맘 2013-08-19 19:11   좋아요 0 | URL
네. 일 주일 연기를 간절히 기다렸지만 계획대로 오늘 개학했네요.
방학 전에는 에어컨을 안 틀었는데
오늘 교실 가보니 푹푹 쪄서 틀 수밖에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