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삼일간 너무 힘든 일이 있었다.
하여 엄청 큰 뾰루지가 입 근처에 올라왔다.
은근 예민하고 은근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조금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반응을 한다.
어느 정도 사건도 해결되고, 마음도 정리되어 빗소리가 음악으로 들릴 무렵,
우리 반 여자 아이 한 명이 앞교실에서 종이 공예를 하다가 교실로 오더니
슬쩍 내가 뭐하는지 들여다 본다.
" 선생님은 몇 시에 가요?"
" 응, 5시에 간단다."
"**는 아파서 집에 있을 때가 좋아, 학교 올 때가 좋아?" 물어보자
" 학교 오니까 좋아요" 한다.
" 왜?"
" 학교 오면 재밌는 것도 많이 하고, 공부도 하니까 좋아요." 한다.
종이 공예를 하러 갈 생각은 안 하고 내가 뭘하는지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쁜 공주님을 들어오라고 해서
과자를 주었다.
" 종이 공예 하는 아이들 중에 우리 반 또 없어?" 하자
" @@도 있고, ##도 있어요" 한다.
" 그럼 살짝 불러와 봐!" 하자
작은 소리가 아닌 큰 소리로 불러댄다.
수업이 안 끝난 것 같아 작은 소리로
" 얘들아, 수업 끝나면 교실로 와 봐!" 하고 얼른 들여 보냈다.
쉬는 시간에 나온 아이들에게 과자를 주고 냄새 나면 다른 친구들이 먹고 싶어지니 다 먹고 들어가라고 했다.
종이 공예 시간에 만든 것 같은 예쁜 리본 머리띠를 똑같이 하고 있어서
"와! 진짜 예쁘다. 나도 그런 것 하고 싶다" 했더니
그 중의 한 명이 자기 것을 주겠다는 거다.
1학년 앞에서는 농담도 못 한다.
" 아니야, 선생님이 한 번 해 본 소리야" 하고 방과후 교실로 돌려보냈다.
잠시 후,
세 명 중의 한 명, 나의 비타민 ##양이
자신이 만든 예쁜 목걸이를 선물하고 싶다고 가져왔다.
" 진짜 예쁘다. 정말 고마워!!!" 하며
그 아이가 보는데서 목걸이를 했다.
한 번 껴안아 주고, 볼에 뽀뽀를 해줬다.
사랑스러운 1학년 아이들이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못 봐서 방학이 싫다는 우리 반 아이들!!!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면서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데도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조차 켜지 않는 우리반 아이들이 정말 예쁘다.
남은 기간 동안 즐겁게 공부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