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마지막 단원부터 일기 쓰기가 나온다.

작년에 비하면 좀 늦게 일기  쓰기를 시작하는 편이다.

작년부터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이 일기를 즐거워하며 쓰게 할까 하는 게 나의 화두였다.

책 읽기도 그렇지만

분명 좋은 줄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일기 쓰기이다.

책 읽기보다 더 안 되는 게 바로 일기 쓰기이다.

어릴 때부터 일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쓰다 보면

매일매일 자신을 돌아 볼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윤태규 선생님의 거대한 바람을 되새김질 해 본다.

 

먼저 아이들과 왜 일기를 쓸까? 하며 철학적 질문부터 해 봤다.

일기를 쓰는 이유는 어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을 분명히 해 둔다.

"일기"라는 친구가 있다면

힘든 시기가 올 경우에도 잘 버티어내지 않을까 싶다.

안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일기의 기본적인 형식을 배웠다.

1.날짜를 쓰고, 날씨를 자세히 문장으로 쓴다.

2.일기 제목을 정한다.

3.겪은 일을 자세히 쓰도록 한다.

4.일기를 쓰기 시작한 시각과 끝나는 시각을 기록한다.

 

일기를 좀 더 잘 쓰고, 자세히 쓰게 하기 위해서

어린이들에게 매일 일기 한 편씩을 읽어주고 있다.

제목이 없는 일기들은 우리가 생각하여 정해 주고 있다.

 

 

어제는 처음으로 나와 함께 일기를 무제공책에 써 봤다.

(칸 공책과 그림일기 지양함.)

아이들과 함께 날씨를 문장으로 만들어 보고,

일기 제목도 정해 보고,

말로 먼저 일기를 써 보게 한 후,

시범을 보여줬다.

 

 

 

 

2013년 6월 19일 수요일

날씨 : 구름이 껴서 약간 쌀쌀하다.

 

<시험>

 

    2교시에 시험을 봤다. <가족>시험과 < 수학 >시험이다. 가족 시험은 조금 어려웠다. 수학 시험은 실수로 뒷장을 안 풀어 망했다. 다음에는 실수하지 않아야지.

 

                                   ( 10시 55분 ->  11시 5분)

 

시범으로 보여줬더니 자기들이 창의적으로 써 보겠다며 의욕을 드러낸다.

일기 쓰고 싶다는 1학년 아이들이 어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일기는 너무너무 지겹고, 싫어!" 가 되는 건지....

 

3회 정도 나와 같이 일기 쓰기 연습을 하려고 했으나

창의적으로 일기를 쓰고 싶다는 아이들의 요구 덕분에

다음부터는 본인들 스스로 일기를 쓰기로 했다.

 

1학년 때 쓴 일기장은

1학년 끝마칠 때 책으로 제본하여 줄 테니 정성껏 잘 쓰라는 말을 덧붙였다.

적어도 글씨는 나중에 내가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은 써라고 했다.

굳이 정자로 쓰지 않아도 된다.

맞춤법, 띄어쓰기 틀려도 괜찮다. 받아쓰기가 아니니깐.

부모님이 절대 도와줘선 안 된다. 왜? 내 일기니깐.

아침부터 밤까지 했던 일을 모두 쓰는 것은 좋은 일기가 아니다.

 

이건 사족인데

크라센 박사는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문장력도 뛰어나다고 했다. 즉 글쓰기를 잘한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일기를 보면 독서력, 독해력이 우수한 아이들이 일기도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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