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학생 영희, 경성행 기차를 타다 - 일제 강점기 사계절 역사 일기 9
안미란.장경준 글, 김종민.이준선 그림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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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보긴 했어도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게 바로 역사일기 시리즈이다. 역사란 딱딱한 것이 결코 아니라 우리의 삶이란 것을 깨닫게 해 준 게 바로 사계절에서 나온 역사일기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다루고 있는 시간적 배경은 바로 일제 강점기이다. 1938년, 그러니까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더욱 혹독하게 할 무렵이고 공간적 배경은 부산이다. 일기를 써가는 주인공은 소학생(지금으로 말하면 초등학생) 영희이다. 영희의 집은 집안 대대로 의원을 하는 덕분에 신식 집에 백화점 나들이도 갈 수 있고, 오빠는 의전 공부를 시킬 만큼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식민지 시대이긴 하지만 영희네 집은 그리 영향을 안 받는 것 같아 보인다.  반면 영희의 소꿉 친구인 딸막이는 딸 부잣집이긴 하지만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할만큼 찢어지게 가난하다. 영희와 딸막이의 형편이 대조적으로 묘사된 것도 아주 흥미롭다.

 

영희는 부산에 새롭게 개통된 기차를 한 번 타보는 게 소원이다. 어느 날,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 속에 기차를 타고 오빠에게 뭔가를 전해 주러 가야 한다는 것을 엿듣게 된 영희는 자신도 가게 해 달라며 떼를 쓰고, 급기야 세 식구는 뭔가를 꽁꽁 싸매서 기차에 오른다. 그런 그들을 순사가 검문을 하고, 그들은 엄청난 위기에 처하게된다.

 

식민 시대에 살면서도 가정 형편이 괜찮아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영희가 오빠에게 뭔가를 전해 주기 위해 위험천만한 기차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해 가는 딸막이네 가족을 보면서 자신과 가족, 이웃, 조선 백성들이 처한 시대 상황에  차츰 눈을 떠가게 된 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의원집 곱게 자란 막내 영희에서 가슴 속에 민족의식이 조금씩 싹 트는 영희의 변모를 볼 수 있다.

 

다음은 근대화편이라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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