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누나는 미술영재에서 과천현대미술관으로 체험학습을 떠나서 셋만 남았다.
체험학습을 가서 오후 4시경에 돌아온다고 하여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지난 번 아빠와 누나는 <크루즈 패밀리>시사회를 다녀왔길래
오늘은 아들과 단둘이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우리도 바로 그 영화를 보려고 예매를 했다.
아들이 아빠와 누나만 봤다고 굉장히 부러워했거든.....

누나와 함께 몇 번 영화관에 와 봤다고
아들은 이런저런 설명을 해 준다.
예고편을 많이 하고,
곧 있으면 깜깜해질 거라고 알려 줬다.
오래만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아니 영화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허니맛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데 애니메이션도 오랜만에 보니 참 재밌다.
3D로 봤으면 더 실감 났을 텐데.......
캐릭터들도 귀엽고 주제도 명확하고 감동도 있고
ost음악도 다시 듣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다.
아빠와 딸이 보면 딱일 그런 가족영화였다.
동굴원시인의 생활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찐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서
막바지에 가서 눈물이 찔끔 났다.
모든 가족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켜 놓고
아빠 혼자 동굴에 숨어서
그동안 함께 했던 가족들의 모습을 벽화로 그리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호기심이 왕성한 사춘기의 딸(원시인이나 현대인이아 사춘기는 꼭 겪는 성장통임이 분명하다)과
동굴만이 가장 안전하니 대대로 내려오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아빠가
사사건건 대치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할 수 있겠다.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아이들을 동굴 속에서만 가둬 놓고 키우려는 부모의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아이들은 훨씬 더 자유롭게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영화였다.
법륜 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자녀들의 성장시기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들이 따로 있는데
유년기에는 성심성의껏 자녀를 돌봐야 하며
사춘기의 아이들은 그저 지켜보는 것이며
장성한 아이들은 냉정하게 독립시키는 게 최선이라는 말씀에 200% 동의한다.
나도 그런 멋진 부모가 되도록 항상 이 말씀을 명심하고 되뇌이고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