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훌쩍거려서 머리까지 띵한 관계로 여러 권을 읽지는 못 했다.
그림이 아주 간결하고 강렬해서 눈여겨 보던 책을 먼저 골랐다.
주인공이 엄마와 함께 재래시장에 가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사는 과정이 나온다.
하나 하나 물건을 사는 아이의 손길을 따라가면서
그 물건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깨닫게 해 준다.
첫 장을 보면서 간결한 그림만큼 글밥이 적네 했다가
다음 장을 펼쳐 보고 깜짝 놀랐다. 글밥이 꽤 된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이 이 책을 읽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학기에는 충분히 읽을 수 있겠지.
아직 글밥 많은 책은 꺼려 하는 아이들이 꽤 된다.
다음 고른 책은 무지 존경하는 김구 선생님의 어릴 적 이야기를 쓴 그림책이다.
그림 작가 이름 보다가 푸후훗 웃엇다. 본명이라면 어릴 때 놀림 많이 당했겠다 싶다.
만약에 하느님이 나에게 "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주저없이 " 자주독립이요"라고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는 백범 김구 선생님.
둘째도 셋째도 똑같이 묻는다면
그 역시 " 자주독립이요"라고 전보다 더 큰 소리로 외칠것이라고 했다는 김구 선생님.
그런 김구 선생님도 어릴 적에는 아주 개구쟁이였단다.
절그렁절그렁 엿장수의 엿가위 소리가 들리면 집에 엿 바꿔 먹을 물건 없나하고
온통 뒤지는 그런 개구쟁이 말이다.
개구쟁이였던 창남-백범의 아명-은 어느 날 책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는데 그 한 줄의 글은 바로 이렇다.
얼굴 잘 생긴 것보다, 마음 좋은 것이 더 좋다.
그 날 이후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백범이 생각하는 <마음 좋은 사람>은 이렇다.
마음 좋은 사람이란
무슨 일을 할 때든
그 일이 "곧고 옳은 일인지 잘 판단하고, 실천해야 하며, 또 그 일을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 이다.
<마음 좋은 사람>에 행하는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다.
다름 아닌 마틴 루서 킹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온갖 잡동사니를 파는 물건에서 마이크 하나를 집어들게 되는데
그게 다름 아닌 마틴 루서 킹이 연설에 사용하던 마이크인 것이다.
잡동사니 가게 주인은 그 마이크는 줄 수 없다면서
마틴 루서 킹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마틴 루서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언제 읽어도 가슴 뭉클해진다.
백범도 마틴 루서 킹도 누군가에 의해 총을 맞아 생을 마감하였다.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헐벗고, 가난하고, 굶주리며, 핍박받는 이들을 위핸 산 사람인데 두 분의 생은 그렇게 안타깝게 끝났다.
하지만 두 분의 고귀한 생은 대대손손 기억될 것이다.
평생을 <마음 좋은 사람>으로 살았던 두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를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늦잠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야 하는게 귀찮긴 하지만서도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서 당직도 나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