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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는 휠체어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20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다리가 휠체어인 장애우이다.
일곱 시에 일어나서 혼자서 옷을 다 입고 시계를 쳐다 보면 아홉 시이다.
무려 옷 입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
남이 도와주면 몇 분 만에 옷을 후다닥 갈아입을 수 있지만
마르기트는 스스로 옷을 입는 걸 선택한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수퍼마켓을 가기 위해 처음으로 혼자서 휠체어를 타고 나선 마르기트는
자신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마주친다.
첨엔 그런가 보다 했지만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사람들과 동정 어린 눈빛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점차 화가 난다.
자기도 남과 다르지 않은데 왜 유독 자신만을 그렇게 쳐다 보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를 때도 자신이 고를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알아서 물건을 담아 주는 과잉 친절한 판매원들을 보면서 서서히 기분이 나빠진다.
자신도 그런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는데
자신이 해야 할 일까지 앞서서 처리해 주는 그들이 이상할 뿐이다.
우리들의 동정이나 과잉친절이 과연 장애우들을 위하는 일일까 생각해 보게 하는 에피소드들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까지 앞질러서 해 주는 것에 오히려 마음이 상한 마르기트는
혼자 하는 첫 외출, 심부름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을런지.
곳곳에 만연한 장애우들에 대한 편견에 맞설 수 있을런지.
이 그림책은 장애우의 시각에서 쓰여져 있다.
그림책 작가 본인이 휠체어를 탄 장애우라고 한다.
장애인들이 가장 난감해 하고, 싫어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이 그림책을 보면 은연 중에 깨닫게 된다.
비장애우들이 알게 모르게 장애우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는지
배려를 하지 못하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무엇이 진정 장애우들을 위하는 것인지 스스로 묻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