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다니는 미술영재교육원에서 종로에 있는<사비나 미술관>으로 현장학습을 가는 날이다.
지난 번처럼 아슬아슬하게 도착할까 봐 새벽부터 선잠을 잤다.
1년 간 놀토에 늘어지게 늦잠 자는 것과는 이별이다.큭큭큭
이번에는 다행히 일찍 준비를 하고 길도 잘 찾아서 여유 있게 도착하였다.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 딸은 옷을 얇게 입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으나
나보다 젊으니 추위도 잘 견디겠지 싶었다.
버스가 미술관을 향하여 떠나고나자 난 다시 차를 몰아 집으로 왔다.
오후 1시에 영재교실 엄마들 모임이 잡혀 있어서
그 동안 해야 할 일을 일단 하기로 했다.
아들 교실에 가져갈 페트병화분을 준비해야 해서
아들과 함께 꽃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만들면 더 좋겠지만 그게 더 돈도 많이 들고, 하기가 귀찮아서 꽃집에 맡겼다.
간 김에 지난 겨울 아주 추운 날 물 주는 바람에 얼어 죽어 버린 식물 대신 새롭게 키울 식물도 장만했다.
나의 무식이 식물을 죽여 버린 사건이었다.
추운 날 물을 주는 게 아니란다.
나 같이 게으른 사람이 잘 키울 수 있는 걸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주인장께서 수국과 라일락을 골라주셨다.
3일에 한 번씩 물을 줘야 하는데 잘 키울 수 있을까 싶지만서도 이번에는 잘 키워 보련다.
아들 식물은 테이블 야자로 정했다.
아들은 작년에 1학년이 체험학습으로 심었던 다육식물이 말라 죽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잘 키우겠다고 한다.
엄마도 마찬가지야. 우리 사랑과 정성으로 이번에는 잘 키워 보자.
엄마들 모임 시간이 다 되어
남편에게 둘째를 맡기고 난 수암초등학교로 향했다.
파리바게뜨로 가서 엄마들의 자기 소개가 또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출생연도를 밝히기로 하였다. 그게 차이점이었다.
솔직히 엄마들 모임은 딸이 4학년 때 회장이 되어 임원 엄마들 2번 정도 만난 것 빼고는 이번이 처음이라
생경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고 할까?
엄마들 모이면 이렇게 출생연도부터 밝혀서 " 언니 동생" 하는구나 싶었다.
출생연도 진짜 중요한가 보다 싶었다.
할머니 포함15명 정도의 엄마들이 모였는데
나와 동갑도 있어서 반갑긴 하였다.
출생연도 밝히니 금세 언니~ 하는 모습이 조금 낯설기는 하였다.
60년대가 두 분 계셨는데 본인들이 최고령자라며 많이 쑥스러워하셨다.
난 내가 최고령자가 아니라 쾌재를 불렀다. ㅋㅋㅋ
회장 엄마 말이
작년 어머니들보다 참석율과 협조가 더 적극적이라는 말씀에
이번 엄마들 모임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이들 포트폴리오용 A3 화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 모임에 안 나갔으면 전혀 엉뚱한 것을 준비할 뻔 했다.
다행히 어떤 엄마가 동대문에서 일괄 구매를 해 주신다고 하여 맡겼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그득하다.
어느덧 아이들이 미술관에서 돌아올 시간이 다 되어 학교로 가 보니
벌써 아이들이 도착해 있었다.
사비나 미술관도 가고(그 곳에서는 포트폴리오 만드는 방법을 공부한 듯하다)
정독도서관에 가서 점심도 먹고(북촌 가까이 있는 곳인데 벚꽃 풍경이 짱이라고 파견 나온 사서샘들이 자랑하곤 하셨다.)
교육박물관에 가서 지나온 우리 나라 교육의 흔적도 보고,교복 입고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멀미가 나려고 해서 혼 났다고 한다.
담에 과천 현대 미술관 갈 때는 멀미약을 먹여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