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가 <친구 사랑 주간>이다.

다른 학년은 대회를 하고 시상식이 있지만

일학년은 그냥 각반에서 짝 그리기 행사를 하고 시상은 없다.

 

하여 짝 그리기를 하였다.

아이들에게 짝꿍을 그려라만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신을 그리려고 한다.

예전에 선배님들에게 배운 대로 설명을 해 봤다.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도화지를 세로로 4등분시켜

3/4지점까지 얼굴 형태를 잡게 하고,

나머지 1/4부분에 목과 어깨선을 넣도록 세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깨는 없고 목까지만 있는 귀신을 만들거나

아님 어깨를 얼굴보다 좁게 그려 가분수를 만들어 놓거나 한다.

그림에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자꾸 대상을 작게 그리려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크게 그리게 하는 것이 일단 좋다.

얼굴이 화면 가득하게 들어가고, 목이 있고, 어깨선이 얼굴보다 크게 나오면

어느 정도 초상화 형태는 나온다.

여기까지 설명하느라 목이 아파왔다.

그래도 이번 아이들은 그림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여러 명 있어서 샘플로 보여주기 딱이다.

물론 어떤 아이는 매번 그림 그릴 때마다

분노 표출을 하듯이 검정, 빨강 색 위주로 색칠을 해대는 바람에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중이다.

그림 뿐이 아니다.

항상 의자에 바르게 앉지 못하고 의자 가장자리에 앉아 까딱까딱거리고,

설명을 다 들은 후에도 청개구리처럼 지 멋대로 하는 바람에 매번 실패를 하여 다시 해 오곤 한다.

하교 후에 책상 속을 보니 엉망진창이었다.

 

두 아이가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했으나 다음 시간까지 하게 하였다.

학기 초에 이 버릇을 잡지 못하면

계속 나태하고,무기력하게 안 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난다.

한 명은 못 그려도 열심히 하는데

나머지 한 명은 벌써 할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이걸 안 하면 다음 수업을 할 수 없다고(종이접기)하여 결국은 이상하지만 완성을 하였다.

그 아이에게는 자신의 고집을 꺾고 마무리를 지은 것이 대단한 일이므로 완성한 것에 대한 칭찬을 해 주었다.

 

종이접기로 튤립도 만들고,

공기 가지고 바보 공기도 하고(교육과정에 공기가 나와서 이번 아이들과는 공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선생님한테서 이 모든 자료들이 나오니 아이들은 선생님이 마술사 같을 것 같다.

예전에는 각자 준비해와야 할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준비해 주니 교사도, 아이들도, 학부모도 신경 쓸 게 훨씬 줄어들었다.

 

애들이 그린 작품이 있어서

전시도 할 겸 얼떨결에 뒷 게시판 작업을 좀 했다.

예전에는 일학년 학부모들이 뒷 게시판을 다 해주기도 했다고 들었다.

내 조카도 고모가 미술을 잘해서 조카 일학년 때는 계절마다 교실에 가서 작업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관례라고 생각한다.

뒷 게시판은 어디까지나 교사의 교육관과 아이들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기에

교사의 아이디어와 아이들의 작품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좋은책 어린이>에서 받은 <신통방통 태극기>원화도 전시하고,

북 카페 사장님께 받은 <미스 럼피우스>액자도 전시하고,

교실에 책 향기가 그윽하게 날 수 있는 컨셉으로 환경을 꾸미는 중이다.

교실환경은 최대한 깔끔하게

난 너무 덕지적지 붙이는 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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