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연구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딸이 문을 열더니

" 엄마, 나 전교회장 선거 나가도 돼?" 하는 거다

이게 무슨 말?

아침에는 학급 회장 선거에 안 나간다더니

웬 전교회장타령?

누가 추천을 해서 회장이 덜커덕 돼 버렸단다.

6학년 회장은 되기 힘든데....

딸은 매번 회장 선거에 안 나간다고 하고는 나가곤 한 전력이 있다.

4학년 2학기 때 회장을 해 본 경험만 있다.

낙선해도 언제나 쿨해서 별로 걱정을 안 하는 편이다.

그런데

내친 김에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겠다는 거다.

이 무슨 자신감?

" 안 돼. 나가지 마! 엄마 부장 되어서 무지 바쁘다고"

시큰둥해진 딸은 문을 닫고 친구들과 갔다.

아무리 예전과는 달리 전교임원들의 부모가 하는 일이 없다고 해도

그래도 학교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그럴 처지는 아니라서 나가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을 듣던 동학년샘들이

" 왜 그래? 나가라고 해요. 다 경험이고, 리더십도 기르고 얼마나 좋은 기회야" 하시는 거다.

선배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러시니 귀가 얇은 나는

애의 기를 꺾었나 싶어서 괜스레 미안해졌다.

얼른 복도로 쫓아나가

" 딸아, 그래 한 번 나가 봐라. 대신 엄마는 바빠서 못 도와준다. 니가 알아서 해야 해"하자

" 앗싸!!" 한다.

그래.

도전하는 것도, 떨어지는 것도, 당선되는 것도 너에게 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는다.

 

2013년도는 나와 딸에게 봉사의 기회가 주어지는 해인가 보다.

딸도 나도 많이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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