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오늘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정호승 시인 사인회가 있다고 하여 외출하였다. 사인 받아 온다면서 책을 들고 나서는 것 같았다.집에 남은 아이들과 나는 개학맞이 청소를 하였다.

 

   요즘 정호승 시인의 신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을 읽고 있는 중이다. 어른이 되고나서는 그닥 산문집을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근래 들어 자꾸 산문집이 오는 바람에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의외로 좋다. 마음에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좋은 글귀들이 있어 조용히 속으로 읊조려 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도 한다.

 

   남편이 사인본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먼저 나온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와 미니북 선물을 들고 왔다. 사인 받으러 갔다가 책 선물을 받아오니 이 아니 기쁠 수가... 게다가 센스 있게 내 이름으로 받아오니 이렇게 남편이 고마울 수가.  아까 힘들게 청소하던 수고로움을 한 방에 날려보내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신작 산문집을 읽다 보니 전작이 궁금해지던 터에 선물을 받아와서 반가왔다. 정호승 시인은 예전 고등학교 때 시로 처음 만나본 것 같다. 그 후로는 그 분의 시나 다른 작품을 읽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뜻밖에 산문집이 나를 찾아 오는 바람에 시인에게 용기가 되어준 한 마디 한 마디를 곱씹어 읽어 보니 나에게도 용기가 되어주는 것 같다. 내게도 위로가 필요했던 걸까? 요즘 들어 산문집이 좋아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산문집 처음에 나온 시 <햇살에게>를 옮겨 적어 본다.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광활한 우주에 비하면 나는 먼지처럼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하기에 아웅다웅 살 필요가 없음을,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갈 것임을 결심하게 하는 이 시가 참 고맙다.

 

 

정호승 시인의 사인본 인증샷이다.

가운데 미니북은 진짜 앙증맞다. 저렇게 작은데 내용이 다 들어 있다니.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며 읽어야지.

 

이름 쓰는 것만 해도 팔이 아플텐데 멋진 문구까지 적어 주시느라 진짜 힘드셨을 것 같다. 사람도 무지 많았다고 하는데. 

"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 " 모든 벽은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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