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꽃다발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8
양태석 지음, 이보람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책들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찡해진다. 그건 아마 내가 늘 가족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모가 되고 나서는 더욱 그렇다. 내 부모님도 생각 나고, 내 아이들도 생각 나서 두 배 세 배의 감동을 갖게 되는 듯하다.

 

   이 책은 네 꼭지로 나눠져 각각의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참견쟁이 최한나>, <아빠의 꽃다발>,< 별똥별아, 내 이야기를 들어 줘>,<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라는 소제목으로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가족 간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 중에서도 난 표제가 된 <아빠의 꽃다발>과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이야>꼭지가 마음에 더 많이 와닿았다. 아무래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풀어낸 이야기가 더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아빠의 꽃다발은 40세 생일을 맞은 엄마의 생일을 다른 가족은 아무도 모른 체 엄마 혼자서 미역국 끓이고, 생일 하루를 우울하게 보내는데, 미역국을 보고 엄마의 생일을 기억해 낸 남매가 엄마의 행복하 생일을 위해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그 작전 중의 하나가 결혼 10년 동안 엄마의 생일에 케이크와 꽃다발 한 번 사 주지 못한 무뚝뚝하고 무심한 아빠에게 엄마의 나이 만큼 장미꽃을 담은 꽃다발을 준비해 오게 하는 것이다.  한 번도 생일 선물을 준비해 본 적이 없던 강력반 형사 아빠가 과연 남매의 소원대로 엄마를 위한 꽃다발을 사 올 것인가?

 

   결혼 초기에는 나도 남편한테 내 생일에 장미 꽃다발 좀 선물하라고 많이 졸랐었다. 남편은 꽃은 시들면 끝이고 치우기도 성가신데 그게 뭐가 그리 좋냐면서 차라리 책 선물이나 돈을 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매번 옥신각신 싸우기도 하였다. 여자에게 꽃이란 어떤 면에서는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걸 남자들은 정말 모른다. 그래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는 책도 나온 거겠지. 몇 년 그렇게 싸우다 보니 지쳐서 이젠 나도 꽃이 귀찮아졌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니 결혼 초에 남편에게 가졌던 서운한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면 가정은 저절로 화목하게 될 텐데 말이다. 동화 속의 남편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아줌마들이 남편에게 받았다고 자랑하는 옷이나 핸드백 또는 시계가 아니라 자기 나이만큼의 장미꽃을 받고 싶어한 것이 물질적인 선물 보다는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받고 싶어한 것임을 왜 모를까? 강력반 형사인 남편이 꽃집에 들어가서 꽃다발을 주문하는 게 얼마나 쑥스러운 일인지 아내도 잘 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일 년에 딱 한 번, 그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꽃다발을 들고 집까지 거리를 걸어서 올 수 있을만큼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바로 그것을 아내는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학교에서 말썽꾸러기로 소문난 정민이가 부모님도, 담임선생님도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끼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을 다룬다. 정의감이 있어서 사사건건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어느덧 말썽꾸러기로 낙인 찍혀 버린 정민이, 학교에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선생님은 부모님을 오시라고 하지만 매번 엄마, 아빠는 "네 일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고 상담을 하러 오시질 않는다. 정민이는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 엄마 아빠는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고 생각하게 된다. 정민이를 보니 모범생이나 말썽꾸러기는 정말 한 끝 차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타고난 말썽꾸러기는 없다는 생각도 들면서, 요즘 자주 보는 드라마<2013학교>에서 사고뭉치들의 얼굴도 떠오른다. 한 명 한 명 내면을 들여다 보면 말썽꾸러기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와 사연이 있는 것같다. 그런데 부모나 교사는 보이는 그 현상만 보고 그들을 말썽꾸러기로 낙인 찍어 그들을 더 외롭게, 더 거칠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말썽꾸러기들의 몸부림은 어찌 보면 " 나에게 좀 관심을 가져 주세요"라는 그들만의 절규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꼭지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자녀에게 있어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지지선언이 아닐까 싶다. " 언제든 우리는 네 편이야" 라는 말이야말로 자녀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 하겠다.

 

   작가가 인용한 독일 시인 괴테의 말을 되새겨 본다.

" 가족 안에서 행복한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

그래서 옛말에 " 가화만사성" 이라고 하였나 보다. 오늘 하루도 가족 안에서 행복하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