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마다 아이들이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면 난 e book 을 본다.
체험판으로 이 책 저 책을 보다
<책으로 노는 집> 이란 책을 보게 되었다.
가족만의 독특한 독서문화가 정착된 아홉가정를 밀착취재한 내용인데
첫부분만 아주 조금 읽어 봤는데 이 가정들의 공통점이 아빠가 가족들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점이었다.
책 읽어주는 엄마도 쉽지 않은데 아빠가 책을 읽어준다니...
물론 서재 활동 열심히 하시고 책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 책 읽어주는 아빠가 있다는 걸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책 읽어주는 아빠는 일반적이지 않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와 애들과 얼굴 마주치기도 힘든 아빠들이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어지간한 결심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팔랑귀인 나는 얼른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 여보,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 줄 수 있어요? "
남편은 갑자기 왜 내가 그런 부탁을 하는지 어리둥절 했을 것이다.
자초지종을 말해주자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여 약속시간을 잡았다.
"매주 일요일 저녁 런닝맨 시청 후, 아빠의 책 읽어주는 시간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일요일 저녁
남편에게 책 읽어줄 시간이라고 알려주자
남편은 시공주니어 클래식 <피노키오>를 읽어주겠다며 들고 오는 것이다. 나 원 참!
그림책을 읽어주라는 내 말을 한 귀로 흘려듣고선....
잠시 실랑이가 오고 간 후 아이들이 직접 그림책을 찾아왔다. 바로 이 책이다.
아빠가 주인공 이름 대신 아이들과 아이들 친구 이름으로 읽어주니 더 재밌나 보다.
둘 다 열심히 잘 들었다.
온 가족이 아빠가 들려주는 그림책 읽고 나누면 공감대가 형성되어 참 좋을 듯하다.
읽고 나서 굳이 뭘 하지 않더라도
수퍼남매가 이 다음에 자라서
아빠가 책 읽어주는 그 시간을 나중에 추억하면
얼마나 아빠가 자신을 사랑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싶다.
남편이 꾸준히 잘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사서 봐야겠다.
아홉 가정 모두 억지독서가 아니라 자연스런 독서가 정착된 가정이라고 한다.
이런 가정들을 물색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책 읽어라 잔소리 하지도, 책 읽고 나서 뭔가 하라고 강요하지도, 책이 뭔가의 수단이 되지도 않는
그냥 책으로 노는 집들이라고 하니 진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