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수퍼남매를 위하여 어제 <주먹왕 랄프>영화표를 예매하였다.
나를 위하여는 힐링영화라 회자되는 <레미제라블>을 보고 싶었지만 아이들과 시간대가 맞지 않아 포기하였다.
언제쯤 나를 위한 영화표를 예매할 수 있을런지....
그래,
보고 싶지 않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울며 겨자 먹기로 보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렇게 아이들만 들여 보낼 수 있는 시절이 온 것만 해도 고마워 하자!
평일 점심 시간이었는데도 주차하는데 시간을 꽤 까먹었다.
여유있게 나온다 했는데도 예상치 못한 주차난 때문에 또 아슬아슬!!!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극장 안에 들어가 아이들 좌석 확인해 주고, 화장실 위치도 알려 주고, 약속 장소 정하고 나왔다.
아이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난 쇼핑을 하였다.
이제 쇼핑도 오래 못하겠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쇼핑은 그만 하고.
커피숍에 들어가서 커피와 치즈 케잌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아름다운 아이>이다.
선천성 안면 기형으로 태어난 어거스트의 이야기이다.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가슴 절절하면서도 재밌다.
어거스트의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그의 누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까지 읽었는데
누나는 누나대로 가슴 속에 쌓아둔 이야기들이 많았다.
난 어거스트의 누나가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 그게 더 궁금하다.
아이들과 만나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아들이 중간에 화장실 안 가고 잘 참았단다. 많이 컸네! 울 아들.
영화에 대해서는 짧게
" 재밌었어" 하고 끝이다. 다수의 까메오가 출연한다고 한다.
" 엄마, 이 영화는 편견을 없애라는 영화야" 라며 딸이 주제를 말해준다.
난 아까 치즈케익을 먹어서 니끼해서 간단히 샐러드만 먹고, 아이들은 스파게티를 시켜줬다.
오는 길에 크리스마스 기념 케익을 샀다.
사람들 손에 케익상자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맞긴 맞나 보다.
평소에는 꺼두었던 트리도 켜놨다.
아이들 피아노선생님께서 카드에 과자선물까지 주셔서 더 풍성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다.
그런데 또 지인께서
일본빵에다 크리스마스케익을 주셔서 더더 풍성한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그나마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연이어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투신 소식에 마음이 아리다.
마냥 기뻐할 크리스마스는 아닌 듯하다.
남편을, 아빠를 갑자기 잃어버린 가족의 마음도 한 번 헤아려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