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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만났어요 - 겨울 ㅣ 계절 그림책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 보림 / 2012년 12월
평점 :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을 좋아하세요?
전 요즘 들어 봄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봄은 참 짧죠. 아쉬워요.
같은 질문을 아이들에게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제가 예전에 물어보니 아이들은 대부분 실컷 놀 수 있는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아이였을 때 겨울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겨울이 되어도 눈을 잘 볼 수 없었던 따뜻한 남쪽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고등학교 졸업을 할 때까지 겨우 2-3번 정도만 눈을 만났던 것 같네요.
초등학교 때, 그 때는 국민학교였죠.
눈이 정말 많이 내린 해가 있었어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그렇게 쌓인 눈을 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한 아이들은 마냥 신 나서 겨울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하나 둘 학교로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학교 가는 길이 경사가 심해서 그 곳에서 눈썰매를 타면 제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 때 썰매가 어디 있겠어요?
누가 쓰다 버린 상자를 바닥에 깔고 신 나게 썰매를 탔죠.
이 그림책을 보니
손과 발이 얼얼하고, 볼이 빨갛게 되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정말 신 나게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요?
겨울이 오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고향이 따뜻한 남쪽지방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추위를 잘 타거든요.
갈수록 길어지고, 추워지는 겨울에
추운 나날을 어떻게 보내지 하며 걱정이 됩니다.
어제 딸이
그제 자기가 친구들과 만든 눈사람을 같이 보러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 아흐~ 추워서 싫어. 너나 보고 와!" 라고 했답니다.
참 나쁜 엄마죠?
자신이 만든 커다란 눈사람을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은 딸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제가 요즘 거의 절망 상태라서 말이죠.
딸은 방학식날(21일) 눈이 내리자 친구들과 함께 5시간 정도를 놀다 들어오더라고요.
눈만 있으면 해가 지는 줄도, 추운 줄도 모르고 마냥 놀 수 있는 게 아이들인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나 같은 어른이야 겨울이 되면
추위 걱정, 보일러 걱정, 수도관 걱정, 눈 치우기 걱정, 자동차 걱정, 빙판 걱정 온통 걱정 뿐이지만
아이들에게 겨울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겨울,
아이들이 겨울과 친하게 사이좋게 지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