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은 아들 생일이다.
수퍼남매 모두 겨울 아이들이다.
누구는 방학 포함 5개월을 연속으로 쉬게 임신계획을 잘도 하는데
난 어쩌면 두 명 다 겨울에 태어나게 하여 겨울 방학을 그대로 까먹었다. ㅋㅋㅋ
그야말로 헛똑똑이다.
어디 그것 뿐인가!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2살이 되어버리다니....
그래도 동생이 생일은 누나보다 빨라 누나는 그것 가지고도 뾰로통해지곤 한다.
남매의 경쟁심은 언제까지 계속 되려나?
어제 알라딘 이모가 보내주신 아들 생일 선물과 지난 번 주문하여 교환시킨-삼각대가 깨져서 맞교환했다- 북 트리가 동시에 도착하여 집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둘이서 트리를 근사하게 꾸며 놓았다.
알라딘 이모께서 보내주신 선물을 보고, 내가
" 어머, 아들아! 네 친이모들도 니 생일도 모르고, 선물도 안 챙겨주는데 알라딘 이모가 더 낫다. 완전 감동이다" 하였다.
아들도 엄청 감격했나 보다 .
<가지를 자르는 나무>를 수퍼남매에게 읽어 줬다.
우리 애들이 이쁜 것은 엄마가 책 읽어준다고 하면 다른 일 하다가도
내 옆에 온다는 것이다. 그것만 해도 어딘가 싶다.
다 읽어 주고 나서
" 아들아, 이거 엄마 반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싶은데 빌려 줄 거야?" 하자
" 다른 반이잖아?" 한다.
" 그런데 이 책 내용이 참 좋잖아. 그러니까 엄마 반 아이들 읽어 주면 좋겠다." 하고 다시 제의를 해 보지만
" 그래도 내 책인데? " 한다.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다.
하지만 밤에 잘 꼬셔서 생일 지난 다음 빌려주기로 하였다.
아들은 자기가 고른 책 한 권만 올 줄 알았다가 그림책까지 들어 있는데다 알라딘 이모께서 써 주신 카드까지 읽어 보더니 엄청 감동 받았다. 아니 아들보다 내가 더 감동을 받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이래야 하는구나!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나도 내 주변인들에게 이런 따뜻함을 전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거기다 내가 누나를 살짝 꼬셔서 동생 선물 좀 준비하라고 해서-지난 번 엄마 생일 선물 준비 안 한 경력이 있기에 미리 언질을 해 줘야한다. 이 아가씨는- 누나가 마지못해(?) 내일 선물 준다고 하니 입이 귀에 걸렸다. 누나는 동생에게 무슨 선물을 하려는 것일까?
거기다 엄마가
앞으로 24시간은 오로지 생일자만을 위하여 온가족이 노력하자는 발표를 하고,
누나더러 절대 동생을 건드리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는 통에 아들은 완전 신이 났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해방구를 맞이한 셈이다.
아들을 낳느라 수술대에 올라 갔던 엄마는 아들을 위해 어젯밤부터 고기를 삶고, 미역국을 끓였다.
언젠가 울 아들도 자신의 생일날, " 엄마! 낳아 주시고, 길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할 때가 오겠지?
아님 기대를 말아야 하나?
저녁에는 온가족이 외식을 하기로 했다.
아침에 누나가 자신을 조금 건드리자 아들 왈
" 아웃백 사용권 나한테 있다" 하며 은근 협박(?)을 한다.
협박할 줄도 아는 귀요미 울 아들,
엄마 아들로 와 줘서 고맙고, 건강하게, 지혜롭게, 하나님의 아들답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