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와 수퍼남매 모두 몸살 감기가 나서 병가를 냈다. 세 명 다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먹고, 소금 가글을 하고,  하루 종일 아이들 약 챙기랴 내 몸 챙기랴 하니 시간이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빨리 흘렀다. 그런데다 환자들이니 소화 잘 되는 것으로 챙겨 먹여야지. 엄마는 아플 새도 없다. 흑흑흑! 아프기는 내가 제일 아픈데.....이 놈의 목감기가 좀 나아진다 싶으면 또 재발하고 재발한다. 하루 종일 쫑알쫑알대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재발 위험성을 어쩔 수 없다. 그런데다 지난 토요일에 예식장 다녀 오느라 조금 무리를 했더니 금세 또 이렇게 몸살까지 나버린다.

 

하여튼 어제 결근을 하고나서 교실에 들어오니 일단 칠판 가득하게 학습지가 붙어 있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강사를 구하지 못하여 돌아가면서 보결을 하셨다고 한다. 교과 시간에 쉬셔야 하는데 ..... 이럴 때가 제일 죄송하다. 해마다 이맘 때면 강사 구하기가 진짜 힘들다. 왜냐하면 임용고사가 코 앞으로 닥쳐 있기 때문이다. 어제도 몇 분 어머니께서 걱정의 문자를 보내주시고, 오늘도 오미자차, 배즙, 귤, 사과, 비타민 등을 챙겨서 아이들 편에 보내주셨다. 정이 많으신 학부모들이시다. 정말 감사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하루 못 만난 건데 어찌나 말을 잘 듣고, 반갑게 맞아 주던지....그래도 우리 반 아이들은 착하고 성실해서 사고칠까 봐 걱정은 덜 되었다. 담임이 없어봐야 아이들의 진면목이 나오는데- 평소에 담임이 꾹 눌러둔 반은 담임이 없으면 꼭 대형사고가 난다.-우리 반 아이들은 워낙 심성이 착해서 어제도 잘했나 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 어제 선생님들 말 안 듣고 장난 친 사람 있었어요?" 물어보자

똘똘이 여자 어린이들이 몇 명을 일러 준다.

" 아침독서시간에 독서 안 하고 @@가 돌아다녔어요" 라고 말이다.

그냥 모른 척하고 넘겼다. 치고 받고 안 싸웠으면 다행이지.

 

아무튼 어제 하려고 했던 눈결정도 실패하는 아이 한 명 없이 모두들 다 성공해서 지금 유리창에 다 붙여 놨다. 교실에 앉아 유리창을 보고 있으니 진짜 눈이 내리는 것 같다. 꼬맹이들 내일 오면 자기 눈결정 찾느라 난리 나겠다. 이제 첫눈이 펑펑 내려서 다같이 운동장 나가서 눈놀이 실컷 하기만 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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