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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ㅣ 새싹 인물전 11
김선희 지음, 한지선 그림 / 비룡소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가 바로 566돌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에 대해서 나라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더불어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문자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어떤 의무감 때문에 이 책을 우리반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관련 동영상을 2개를 먼저 봤다. 동영상 내용 중에 가슴에 와닿는 글귀가 있어서 아이들과 따라서 외어 보았다.
" 한글은 과학입니다. "
" 한글은 사랑입니다. "
" 한글은 우리입니다."
이 세 마디에 한글 창제에 들어 있는 뜻이 다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한글을 매일 쓰면서도 솔직히 나도 그렇지만 한글에 대해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단 하루 한글날만이라도 한글과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 대해서 기억해 보는게 어떨까 싶다.
몇 년 전 학급문고를 마련하다가 우연히 비룡소의 새싹인물전을 처음 접했다. 그동안 흔히 쓰는 말 <위인전>이 아니라 <인물전>이란 말이 참 신선했다. <위인>이라고 하면 뭔가 나와는 엄청 다를 것 같은 거리감을 주는데 <인물>은 그에 비하면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마 아이들이 말썽쟁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책을 좀 더 좋아하는 것도 바로 자기와 비슷하거나 아님 더 개구쟁이 같은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비룡소의 이 인물전 기획은 그래서 상당히 고무적이면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여러 권 읽어 봤는데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그러면서도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일상들을 보여 주고, 또한 감동적이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독서가들은 굳이 저학년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억지로 읽히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위인전 내지는 인물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연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중학년 정도 이상이 되어야 인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조바심 내서 인물전 시리즈를 다 구입하여 읽어라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학년 아이들은 주로 옛이야기나 창작 동화 같은 이야기 중심의 책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주제가 명확한 즉 권선징악적 결말이 확실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게 하라고 알고 있다. 자신의 연령에 맞는 올바른 책 선택도 책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 책도 아이 혼자 읽기에는 좀 어려울 수 있다. 1학년보다는 2학년이 더 적합하다.
초반부에는 세종의 어머니가 세종을 갖게 되는 태몽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셋째로 태어나서 왕위를 이을 수 없었던 충녕군(세종대왕)이 어찌하여 태종의 맘에 들어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는지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렇게 스무 살에 왕위에 오른 세종이 그 후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정치를 하였는지와 세종대왕의 어진 정치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한글이 어떻게 하여 탄생하였는지 이 책을 보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것이다. 또한 세종이 힘들게 만든 스물 여덟 글자의 한글을 반포하려고 하자 왜 신하들이 그리 반대하였는지 어린이들도 이 책을 통하여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12월에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중요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세종대왕을 보니 대통령 선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세종대왕처럼 백성을 사랑하고, 양반과 천민을 차별하지 않으며, 신하들에게 귀감이 되는 그런 멋진 지도자가 뽑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제 우리 반 아이들에게 한글의 다른 이름 훈민정음과 그 뜻 "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를 외우라고 하였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유치원생도 아니까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한글의 다른 이름과 그 뜻 정도는 알아 둬야 한다고 강조를 하였다. 이렇게 한 해에 하나씩 한글에 대해서 알아간다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한글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지 않을까? 내 경험상 어려서 외운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까먹지 않는다. 26명 모두가 다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중 일부만이라도 훈민정음의 참뜻을 알고, 거기에 아로새겨진 세종의 백성을 향한 긍휼한 마음을 헤아린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