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단골 카페가 두 군데가 되었어요. 한 곳은 딸 아이 기타 레슨 받는 곳 옆에 있는 젊은 오빠(?)가 운영하는 <어린 왕자>라는 곳이고, 다른 곳은 얼마 전에 영양사 샘이 추천해 주신 <집 나간 토끼>라는 곳이에요.

 

추석 당일, 아이들이 하도 바깥을 가고 싶어 해서 콧바람 쐬러 이 곳에 갔답니다. 원래 궁궐에 가야 하는데 아빠가 내일 가자고 아이들을 꼬드겨서 일단 오늘은 집에서 쉬기로 하고, 꿩 대신 닭이라고 카페에 가서 맛있는 거 먹자 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어요. 지난 번에는 중랑천을 걸어오느라 힘들어서 쉬려고 잠깐 들렸는데 이번에는 아예 작정을 하고 갔죠. 뭐 먹으러 갔나면 요즘 수퍼남매가 푹 빠져 있는 허니 브래드 먹으러요. 추석 당일이라서 혹시 문을 안 열었을 지도 몰라 전화를 했는데 열었다고 해서 아이들 손 잡고 산책 삼아 갔어요. 우리한테는 문이 열려 있어서 다행이지만 카페 분들은 명절인데 쉬지도 못하고 좀 그렇더라고요.

 

우리 집에서 카페까지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인가 봅니다. 날씨도 좋고, 사람도 차도 별로 없어서 한가지고, 콧노래가 절로 날 것 같았어요. 걷기에는 이 정도의 날씨가 딱인 듯해요. 긴 팔 하나만 입어도 될 정도의 날씨 말이에요.

 

카페 안에 들어서자 역시 추석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요. 동네 카페의 장점이 바로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주인은 손님이 많아야 좋겠지만요. 우리 앞뒤로 열공하는 학생들이 있었어요.영양사 샘이 이 곳은 다른 카페와는 달리 복장을 갖춰 입어서 좋다고 추천사를 해 주셨는데 정말 일하시는 분들이 동네 까페 같지 않게 유니폼을 입고 계셨어요. 이 카페 사장님이 엄청 여행 매니아라서 여기 저기 여행 관련 자료들이 무지 많아요. 카페에 앉아 있으면 나도 어디든 떠나고 싶어져요.

 

이 카페에선 illy 커피라는 이탈리아 커피를 쓰는데 전 몰랐는데 이 커피가 나름 유명하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닥 예민하지 않아서 이정기 커피나 illy 커피나 비슷한 것 같지만 예민한 분들은 금방 구별이 간다고 하시네요. <어린왕자>사장님이 다른 이탈리아 커피를 강추해 주셨는데 - 이름이 생소해서 까먹었어요.-언제 시내에 가면 그걸 마셔 봐야겠어요. 하여튼 유명한 체인점 커피 못지 않게 맛있어요. 어린왕자도 그렇고, 이 곳 커피도 그렇고요. 이 카페 특기가 빙수라는데  제가 별로 빙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아이들은 먹고 싶어 하는데 감기 걸린다고 못 먹게 했어요. 더 추워지기 전에 먹어봐야겠어요.

 

음~ 오늘 여기 온 목적, 허니 브래드를 주문했어요. 지난 번 다른 카페에서 한 번 맛보고는 늘 먹고 싶다고 졸라대는 수퍼남매 때문에 어린 왕자에서도 한 번 포장해서 집에서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매장에서 따끈하게 먹는 것보다는 당연히 별로였지요. 이 곳은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어요.

 

드디어 나왔어요.

 

 

 

완전 맛있게 생겼죠. 여긴 생크림도 진짜 풍부하게 올려줬고, 견과류도 있더라고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집에서도 먹다 만 식빵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게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아이들과 맛나게 잘 먹었답니다. 달달한 것이 들어가니 어제의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았어요.

 

엄청난 생크림을 몸에 집어 넣었으니 칼로리를 당연히 빼야죠. 힘들다는 아들을 꼬셔서 집까지 다시 걸어왔답니다. 내일은 또 애들 데리고 궁궐에 가봐야죠.  체력 충전 100%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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