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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친구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5
카트리네 마리에 굴다게르 지음, 시리 멜키오르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을까? 나와 남편을 봐도 그렇고, 딸과 아들을 봐도 그렇고, 교실에 있는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을 봐도 참 다름을 느낀다. 그 다름은 친구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 책은 여자 아이들의 친구 사귐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어떻게 친구가 되고, 친해지고, 그러다 토라지고, 절교를 하게 되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게 나오고 있다.
론과 닌이 처음부터 친한 것은 아니었다. 닌에겐 카론이란 단짝이 있었는데 둘 사이에 문제가 생겨 그 후로 닌은 카론과 절교하고, 반에서 조금 이상하다고 소문난 론과 친해지게 된다. 그런데 다지고 보면 론이 이상한게 아니라 개성이 남들과 달리 좀 독특한 거였는데 친구들은 론의 개성을 인정해 주지 않아 론은 닌이 친구가 되기까지는 혼자였던 것 같다. 하여튼 카론과 닌이 멀어지면서 닌은 개성이 많은 론과 친하게 되고, 둘은 론에 집에도 자주 가고, 숲에도 자주 가며, 론이 만들어 놓은 비밀 아지트에도 가서 놀곤 하면서 단짝이 되어 간다.
하지만 좋았던 시절도 잠깐, 다른 친구들에게 이상하다고 무시를 당하던 론이 어느새 유명해지고, 닌이 아닌 다른 친구들과 친하게 되면서 단짝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제 닌이 외톨이가 되고, 론은 다른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즐겁게 지낸다. 이쯤 되면 도대체 누구누구가 단짝인지 줄 긋기가 안 될 정도로 관계가 복잡하게 되어 버렸다.
남자 아이들은 싸우고도 그 다음 날 툭툭 털어버리고 다시 노는데 여자 아이들은 한 번 이렇게 앙금이 앉으면 오래 가고, 그러다 절교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남자와 여자는 달라도 너~ 무 다르다.
그래서 론과 닌은 어떻게 되었을까? 멀어진 채로 그렇게 시간을 보냈을까 아님 다시 화해를 헸을까 아님 또 다른 친구를 찾았을까?
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친구가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속담에 "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을까! 그만큼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아이의 생활이 달라진다는 것을 반영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저학년의 경우네는 단짝 개념이 별로 없어 두루두루 친한데 3학년 정도 되면 나만의 친구, 나랑 잘 통하는 친구를 찾게 된다. 겨우 찾았다 싶으면 이렇게 론과 닌처럼 작은 오해로 인해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절교를 선언하기도 하면, 그러다 극적으로 화해를 하는 등 아이들은 친구 관계를 통하여 기쁨, 슬픔, 불안 , 좌절, 시기, 질투 등등 여러 가지 감정들을 경험하면서 성장한다.
이 책은 지금 이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조금 위안을 줄 것 같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일이 너만 겪는 일이 아님을 말해 주면서 친구라는 것 또한 억지로 잡는다고 해서 내 곁에 있는 것도 아니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는 걸 알려 주면서,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인지 론, 카론, 닌을 통해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