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짚어 볼까요? - 한의사 일과 사람 10
전진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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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이 하는 일을 알면 세상이 보여요." 라는 모토로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들이 하는 일을 밀착 취재한 <일과 사람 시리즈> 10권은 바로 한의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2012년에 20권까지 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서어서 다른 일들을 만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함이 느껴진다.

10권은 한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 알려 주고 있다. 한의원을 가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어른이 되고 나서, 즉 알러지성 비염이 생기고나서부터 한의원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 같다. 대충 대학 때부터. 어려서는 없던 비염이 공기 나쁜 서울의 아파트에 살다 보니 어느덧 생겨서 지금도 고생을 하고 있는데 한의원에 다니면 한결 수월하게 봄과 가을을 지내곤 한다. 그래서 요즘은 환절기 때 비염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곤 한다. 이 병은 공기 맑은 곳에 가야 낫는다지. 음~ 나중에 시골 가서 살아야지.

일단 엄마 입장에서 보면 아이를 한의원에서 낳지는 않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를 먼저 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거나 하면 의레 병원에 가게 된다. 가장 흔한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한의원을 찾아 가지는 않는 것 같다. 한의원은 나처럼 고질병이 있거나 예방 차원, 보양 차원에서 들르게 되는 듯하다. 간혹 감기에 걸려도 한의원에 가는 경우를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 흔하지는 않아 보인다. 한의원은 주로 여기저기 쑤시는 어르신들이 자주 가시는 것같다. 가끔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가다 보면 한의원에는 어르신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소아과에 아이들이 바글거리는 것과는 상이하다. 한의원과 병원의 주환자층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우리 나라에 서양 의학이 들어온 것이 얼마 되지 않고 그전까지는 한의학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고 할 수 있겠다. 서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것은 같지만 그 치료 방법은 전혀 다르다. 이 책을 보면 어떻게 다른지 깨닫게 된다.

일단 한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걸어 들어올 때부터 환자를 관찰하기 시작한단다. 환자의 걸음걸이, 말투, 입냄새, 자세 등등.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 과정을 통해서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한단다.

그리고 이어서 진맥을 한다. 사극을 보면 진맥만 통해서도 수태한 것도 알아내고, 어디가 아픈 지 척척 맞추는 걸 보면 진짜 신기하다. CT촬영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진맥만으로 병명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우주로 본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근본 치료 방법이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한다고 해서 기침을 금방 멎게 하지는 않는단다. 기침이 나게 하는 그 근본 원인을 찾아 내서 그 곳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면, 저절로 기침은 멎는다고 한다. 또 한의학에서는 몸과 마음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한 것이 가장 먼저란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자연 몸도 건강해진단다.

이 장면은 평소에 알아 두면 좋을 듯 하여 찍어 봤다.
"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이 쌓이면 폐가 약해져"
" 마음이 너무 풀어져 있으면 심장이 약해져"
" 자꾸 놀라거나 화가 쌓이면 간이 약해져"
사람마다 저마다 튼튼하고 약한 곳이 있다고 들었다. 난 위가 약한 편인데
" 생각이 너무 많고, 복잡하면 위와 비장이 약해져" 라는 걸 봐서
생각을 조금 적게 해야겠다.생각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내가 조금 예민하긴 하지.

아이들은 한의원이 많이 낯설 것 같다. 딸은 한의원에 자주 가지만 아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아들과 처지가 비슷한 아이들- 한 번도 한의원에 가 보지 못한 경우-을 위해서 한의원 도면이 이렇게 자세히 나와 있다. 한의원 가자고 하면 침 맞을까 봐 무서워서 지레 겁부터 먹는 아이들이 이 장면을 본다면 침대가 많아서 조금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한의원 가면 뜨끈뜨끈해서 진짜 좋다. 몸이 노곤해지면서 잠이 슬슬 온다. 가끔 옆에서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한다.

사람 몸에는 360개가 넘는 경혈이 있다고 한다. 해당되는 경혈에 꾸준히 침을 맞으면 병이 호전된다고 한다. 잠 버릇이 좀 고약해서 언젠가 목이 돌아가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서 몇 차례 침을 맞았는데-그것도 삔 거라고 한다.- 그 때 이런 경혈에 침을 놔 주시는 거였다. 순간적으로 전기가 찌리릿 오는 그 느낌. 목이 안 돌아가는 고통~ 윽! 잠을 곱게 자야 되는데.....아직까지 부황은 해 보지 않았다. 그건 좀 무섭다. 뜸은 떠 봤다. 예전에 담임 안 하고, 교과교사 할 때 교과실 샘 중에서 뜸 애찬론자가 한 분 계셨다. 그 분 따라서 하루에 한 번 씩 뜸을 떴던 적이 있었다. 데일까 봐 겁이 나서 다 타기도 전에 얼른 내려놓곤 했지만. 쑥 향기가 그윽했더랬지. 그 분이 수지침도 잘하셔서 귀동냥을 많이 했었다. 그 때 들은 이야기로 가끔 딸이 체했다고 하면 경혈 부분을 눌러 주면 차도가 있다. 자신이 자주 아프는 경혈 부분을 알아 두면 요긴하게 쓴다.

침도 침이지만 먹는 한약도 중요한데 한약의 재료는 바로 늘상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란 점이다. 여기서 굳이 허준의 동의보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작물로 약을 해야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손발이 찬 나같은 사람은 대추를 먹어야 좋다. 위가 약한 사람은 건율(밤)이 좋단다. 이왕이면 내 몸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으면 좋겠지.

동료 교사 한 분 중에 사상의학을 더 세분히 나눠서 8체질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에 다니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의 간증(?)을 듣고 방학 전에 독서회 샘들 모두 체질검사 하려고 가 보려고 했는데 못 가 봤다. 이번에 꼭 가 봐야지.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듯이 체질이 다르고, 그 체질에 맞는 음식이 다르다는 이치가 맞는 듯하다. 나와 아이들 모두 꽃게를 좋아하는데 남편은 게만 먹었다하면 탈이 난다. 남편 때문에 꽃게탕을 못해 먹는다. 그걸 봐도 체질이 다 다른 것 같다. 허면 우리 가족 모두 체질이 다르다면 그럼 음식을 네 가지로 종류로 해야 한단 말인가! 음~ 그거 좀 힘들겠구만. 하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두 주먹 불끈 쥐고~~

2학기 교과서에 <병원놀이>가 나오는데 여러 가지 병원의 종류가 나온다. 그거 공부할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의원 가 본 아이들이 의외로 적어서 공부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이 책 한 번 같이 읽어 주면 딱이겠다.
다음에 나올 책들도 정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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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8-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시리즈를 다 갖췄네요.
나는 6,7,9,10은 아직 없는데...^^

수퍼남매맘 2012-08-17 15:13   좋아요 0 | URL
예, 이 시리즈 무지 좋아해서 다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딸 아이 시상식 갔을 때 9권과 10권 사가지고 왔지요. 빨리 20권까지 나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