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한결 시원해졌다. 자연은 이렇게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걸 보고 나이가 들수록 감탄을 하게 된다. 어제와 오늘 겨우 하루 차이인데 이렇게 공기 자체가 달라지다니 말이다.

 

아들과 함께 읽은 책은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책 2권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녀의 작품을 다 읽기로 내 맘대로 결정, 아들도 동의!!!

 

겉표지에 보면 요상하게 생긴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손바닥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팅커벨 같은 요정이 보인다. 이 할머니가 바로 바바야가 할머니이다. 이 할머니의 정체는 이 숲에 남은 마지막 마녀이다. 마녀 할머니는 사라들처럼 아기를 낳고, 기르고 싶어 한다. 할머니는 아이를 안고 싶은 마음에 마을에 내려 가려고 한다. 여러 책에서 나왔듯이 러시아 할머니들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는 것을 본 바바야가는 자신의 큰 귀를 스카프로 가린 후 사람처럼 변장을 하고 마을로 내려 온다. 마을에서 우연히 과부와 그의 아들의 딱한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과부 집에 찾아가 자신을 베이비시터로 써 달라며 사정하고, 그 집에서 한가족처럼 지낸다.  하지만 자신 즉 변장 이전의 바바야가 마녀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마을 사람들이 주고 받는 걸 함께 들은 아이가 두려움에 울면서 잠이 드는 걸 보고 바바야가는 아이가 상처 받기 전에 떠나기로 한다.

 

 

아이를 좋아하는 마녀라?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패트리샤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야! 마음으로 느껴야 해!"

라고 말해 준다.

과부 가족을 떠나 다시 숲으로 들어간 바바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 난 알지롱~

 

 

두번 째로 읽은 책은 똑같이 "바" 자로 시작하는 <바부시카의 인형>이다. 이건 전에도 읽었다. 바부시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란 뜻이란다. 손연재 선수가 러시아어를 잘한다지. 이번에 리듬체조 금, 은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2명 모두 엄청 미인이던데... 

아무튼 책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이 그림책은 떼쟁이 나타샤를 온순한 나타샤로 길들이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바로 바부시카의 인형을 통해서 말이다. 한없이 귀여워 보이는 이 인형과 단 둘이서 하루라도 지내본다면 다시는 이 인형과 상종도 하기 싫을 뿐더러 못된 버릇이 저절로 고쳐질 지어다.

 

그러고 보니 패트리샤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들이 참 많은가 보다. 거의 모든 이야기에 할머니가 등장하고 있다. 수퍼남매에게도 양가 할머니가 다 살아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난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대학 다니면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기 때문에 이런 소소한 정들이 별로 없다. 그런데 수퍼남매는 어려서 할머니들이 길러 주시기도 하시고, 지금도 자주 찾아 뵈어서 이 다음에 할머니를 추억할 거리들이 나보다는 많지 않을까 싶다. 내일 읽을 책에도 할머니가 등장할까 안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