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가 오고 있다. 빗소리 들으면서 만화책 읽으니 참 좋~다. 방학 동안 어린이책 말고도 여러 방면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목표 미달할 조짐이 다분하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날이 너~ 무 덥고, 방학이 다른 때보다 10일이나 짧아졌으며, 서평 써야 되는 어린이책들이 산재해 있어서 읽고 싶은 책들은 정작 못 읽었다. 그나마 쉽게 책장이 넘어 가는 책들은 몇 권 읽었다. 주로 만화책인데 만화에 대한 내 선입견과 편견을 여실히 깨주는 묵직한 만화들이었다. 나중에 딸이 만화가가 된다면 이런 시사적이고 풍자적인 만화를 그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만화만큼이나 책장이 잘 넘어간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이 책이다.

 

 

나꼼수 F4중에서 가장 늦게 책을 발간한 주진우 기자. 나꼼수를 듣기 전까지는 주 기자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나꼼수 F4들의 책은 일단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된다. 쉽고, 재밌으며, 감동도 있다. 여기서 재밌다는 표현을 쓰면서도 씁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좀 그렇긴 하지만 서도. 일단 책장이 잘 넘어가다는 것은 나에게는 흥미롭고 재밌다는 것이니깐.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진짜 책장이 안 넘어가는 우리 나라 소설-그것도 꽤 유명하다는 작가였지-을 읽어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시사적 내용을 담은 책도 재미있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나는 누군가를 죽이는 기사만 쓴다였다. 다른 기자들이 살리는 기사는 알아서 써 주니 자신은 누군가의 치부 내지는 비리를 까발리는 기사를 주로 쓰는데 그렇기 때문에 고뇌에 차기도 한다는 이야기이다. 주기자는 그래도 기사를 내보내기 전에 본인에게 미리 알려준다고 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그의 배려이기도 하단다. 누군가를 죽이는 기사를 쓸 때는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막상 활자로 내보내기 전까지도 고민이 되기도 한다는 글을 보면서 십분 이해가 되었다. 이 기사 한 방으로 그 사람의 인생이 종 칠 수도 있기에 마지막까지 내보낼까 말까 고민하는그 모습은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주기자의 인간적인 면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런데 주기자의 그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주듯이 끝까지 주 기자를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던 어떤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통쾌했다.

 

항상 누나들과 친하다는 것을 강조하던 주 기자가 고 최진실씨와도 막역한 사이였다니...... 남편되는 분의 연설문을 주 기자가 써 줬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자살을 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깝고, 이해가 안 되는 몇 명 중의 한 명이 바로 최진실씨였는데.... 고인의 어머니와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니. 그와 친한 누나들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나도 누나인데....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부모로서 마음이 찡했다. 마치 독립 운동을 하는 것처럼 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주기자에게 주기자에게 가족은 든든한 안식처이기도 하겠지만 주기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할 것 같다. 그래서 김어준 총수는 독신으로 지내는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족은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도, 부처님도,바울도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지 않았나 싶다. 만약에 자신에게 나쁜 일이 닥칠 것을 대비하여 혹시라도 아내와 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배려하는 주 기자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그 흔한 여름 휴가 한 번 가족이 같이 가보지 못했다던가! 

 

대한민국에 기자 중의 이런 기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아주 잠깐 <인간 시장>이란 드라마를 보고 사회 부조리를 까발리는 그런 멋진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주 기자는 내가 꿈 꾸던 그런 멋진 기자인 것 같다. 자신의 안전, 권익을 돌아보지 않고, 마치 독립 운동 하듯이  한 몸 바쳐, 이 사회의 약자를 위해 강자에게 맞서고,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는 주 기자를 응원한다. 그리고 영원히 소년의 마음으로 살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그런 게 아니라고. 강하면 부러진다고. 나도 편히 사는 법을 안다. 좋은 게 좋은 거라

 

는 의미도 안다. 이러한 합리적인 이성은 실패에서 멀어지게 한다. 동시에 나를 꿈에서도 떼어 놓으려고 한다.

 

나는 사랑하는 가슴으로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살겠다. 그 가슴은 영원히 상처받지 않고, 신의 보살핌을 받는다

 

고 주문을 외우더라도 충동을 믿고 도전하겠다. 강자에게는 당당함으로, 약자에게는 겸손함으로 세상에 보탬이

 

되겠다. 이상과 정의 그리고 진실을 위해서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  (작가의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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