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나니 한결 살 것 같다.
하지만 폭염이 조금 가시니 또 다른 복병이 찾아 왔다.
바로 한강의 녹조.
텔레비전 자막으로 나오는 "3분 끓여 먹으면 괜찮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나?
1994년에는 올해보다 더 더웠고 그 해에는 녹조가 일어나지 않았다는데....
그렇담 기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아닌가!
하나가 지나가면 또 다른 하나가 찾아 와서 머리를 어지럽힌다.
어제 이어서 패트리샤 폴라코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었다.
어제에 비하면 한결 글밥이 작다. 따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 줄 수 있다.
작가는 " 사랑하는 리치 오빠에게" 라는 말로 책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어릴 적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던 남매였지만
커서 이런 그림책의 서두에 그런 메모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싸우면서 정 들고, 커 가면서 우애도 커지는 게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겉표지에 보면 트리샤가 잔뜩 골이 난 표정으로 토란대 같이 생긴 것을 가지고 오빠를 향해 휘두르는 장면이 있다. 이 토란대 같이 생긴 것이 시큼털털한 맛을 내는 "루바브"라는 식물이란다. 뭐 하나라도 오빠보다 잘하기를 원하는 트리샤가 생각해 낸 고육지책이 바로 루바브를 오빠보다 더 많이 먹는 거란다. 그래서 이렇게 한쪽 부분을 아그작아그작 씹어 먹었는데 웬 걸? 오빠는 루바브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한다며 트리샤보다 더 잘 먹는다. 그래서 트리샤는 오빠에게 또 지고 만다.
무슨 내기를 하면 저 잘난 척 하는 오빠를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을까 하던 트리사에게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 온다. 바로 마을에 놀이 동산이 찾아 온 것이다. 음~ 이번에는 기필코 오빠의 콧대를 꺾어주리라 마음 먹은 트리샤, 과연 무슨 내기를 했을까?
끊임없이 경쟁하는 남매의 이야기와 함께 패트리샤 폴라코만의 러시아 민속적인 그림이 어울러진 아주 유쾌한 그림책이었다.
마지막 할머니와 온 가족이 잔디에 담요를 깔고 누워 별을 바라보는 모습은 꼭 수퍼남매와 한 번 해보고 싶은 체험이기도 하다. 별이 바로 내 눈 앞에 떨어지는 것 같은 그 느낌을 수퍼남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다. 그럴려면 어딜 가야 할까? 환경이 많이 오염되어 웬만한 곳에서는 그런 체험을 못할 것 같다. 남해안쪽 섬에 가면 아직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것은 똑같은데 러시아에서는 손가락 사이에 침을 퉤 하고 뱉으면서 가슴팍을 주먹으로 탕 친 후 소원을 빈단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책을 모아 보면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