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남매와 수퍼남매친구들과 " 아이스 에이지" 보러 가기로 한 날이라서 서둘러 책을 읽었다.
딸은 친구들과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가는 거라서 무지 흥분한 상태이다.
둘째도 친구를 데려 가고 싶어했으나 벌써 영화를 봤다고 해서 누나와 누나 친구 둘, 아들 이렇게 넷이서 보게 되었다.
그 동안 난 쇼핑을 하던지 책을 읽던지 해야지.
나도 영화 보고 싶은데.... <아이스 에이지>말고 <도둑들>이나 다른 것 말이다.
방학 동안 영화 한 편 못 보내다니 흑흑흑
그나마 다음 주부터 내가 좋아하는 이준기 주연의 <아랑 사또전>을 한다고 하니 그걸로 애석함을 달래야겠다.
아들이 골라온 책은 우정에 관한 책과 가족애에 관한 책이었다.
먼저 읽은 책은 늑대 시리즈의 둘째 번 이야기이다. 첫째 번 책도 재밌다.
나뭇꼭대기에 달려 있는 나뭇잎을 따 달라고 졸라 대는 작은 늑대와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는 큰 늑대가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작은 늑대는 나뭇잎을 따 달라고 졸라 대고, 큰 늑대는 기다리면 떨어질 거라고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왔다. 큰 늑대는 작은 늑대가 기뻐하는 걸 보고 싶어 위험을 무릅쓰고 나무에 오르기 시작한다. 한편 아슬아슬 올라가는 큰 늑대를 보며 작은 늑대는 나뭇잎을 꼭 따야 하나 싶어지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겨울이 되는 동안 둘의 생각이 많이 변했음을 느끼게 된다.
작은 늑대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큰 늑대와
큰 늑대가 혹시라도 나무에서 떨어질까 봐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나뭇잎을 포기하려고 하는 작은 늑대의 우정이 아름다운 그림-한겨울의 그림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과 함께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다시 아기가 되고 싶었던 걸까? 아들이 이 책을 골라왔다.
가끔 내가 " 우리 아기" 이렇게 부르면
" 아기 아니라 어린인데" 라고 반박하곤 하는 아들이건만.
이런 아기책들을 보면 부쩍 커버린 수퍼남매의 아기적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수퍼남매도 엘리베이터 안이나 다른 곳에서 아기와 마주치면
" 아유~ 귀여워!" 하면서 감탄사를 내뿜는 걸 보면 수퍼남매가 많이 자랐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오늘만 해도 자기들끼리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가!
물론 내가 영화관까지 데려가주긴 하지만서도 같이 봐야 했던 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지나고 보면 정말 한순간인 것 같다. 선배 부모님들 말씀이 잠깐 사이에 금방 크니 마음껏 안아 주고, 마음껏 사랑해 주고, 사진도 많이 찍어 주고, 부지런히 데리고 다녀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맞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길어봤자 30년 정도를 함께 사는 자녀인데-그 후는 결혼을 하던지 독립을 할 테니깐-그 시간만큼 서로 아껴 주고, 이해해 주고,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오늘 아침에 딸과 신경전이 있었는데 내가 잘못해 놓고 큰 소리 쳐서 미안하다. 빨리 사과해야지.
이런 뉘우침을 주려고 아들이 이 책을 골랐나 보다.
늑대 시리즈 1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