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골라온 첫째 번 책은 이것이다.
휘황찬란한 나무가 지붕을 뚫고 나온 그림이 뭔가 신기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더 호감이 가는 책이다.
바로 <유전 공학>의 문제점을 꼬집어 주는 내용이었다.
겉표지에서 집 옆에 하얀 가운을 입고 서 계시는 분이 바로 잭 박사님이다.
잭 박사님은 식물이 잘 자라지 않자 식물이 잘 자라는 약품을 개발하고 그걸 식물들에게 주입한다.
그러자 다음 날, 식물둘은 이렇게 못된 나무가 되어 지붕을 뚫고, 하늘도 뚫고, 오존층도 뚫고,
마침내 지구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무가 못된 게 아니라 잭 박사가 못된 게 아닌가!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나무를 이렇게 못되게 만들어 버렸지만
동물들은 이 못된 나무를 없애기 위해 모두 힘을 합해 뿌리를 갉아 낸다.
인간과 동물이 자연에 대해 벌이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며 뭔가 씁쓸해진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나뭇가지에 서 있는 동물이 무엇일까 서로에게 물어 봤다.
나는 쥐, 아들은 토끼
책장을 넘겨 보니 둘 다 틀렸고, 정답은 바로 족제비
족제비를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틀려도 괜찮아!!!
폴린은 족제비 부부의 사랑스러운 딸의 이름이다.
이 책의 주제는 폴린과 아기 코끼리의 우정이랄 수 있지만
이 책에도 만물의 영장으로서 부끄러운 인간의 모습이 들어 있다.
바로 폴린과 친구과 된 아기 코끼리를 네 명의 사냥꾼이 잡아서 트럭에 가두는 장면이다.
이렇게 그림책 속에도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나타나 있는 걸 보니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참 많을 것 같다.
인간의 과욕 때문에 자연이 망가지고 있고, <잭과 녹슨 나무>에서처럼 자연은 결국 그 분노의 화살을 인간에게 겨누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