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친구 이야기 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11
강경선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2년 7월
절판


얼마 전 보았던 이세 히데코의 투명 수채화가 연상되는 그림책을 만났다. 작가 이름이 강경선이라서 ' 설마? 곽노현 교육감의 친구 그 강경선 교수?'라고 잠시 선 긋기를 해 보았지만 여지없이 예상이 빗나갔다.

투명 수채화가 마음을 산뜻하게 해 주는 그런 그림책이었지만 이야기의 느낌은 좀 슬프고 아련하다.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었던 나무 친구가 이제 더 이상 제 힘으로 버티고 설 수가 없어서 잘려 나가고, 어린 시절 친구가 되어 주었던 소중한 나무에게 이별을 고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나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분명하도록 일부러 비슷한 장면을 배치하여 대조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나무 친구가 있을 때와 나무 친구가 사라지고 난 후의 그림의 차이를 살펴보면서 그림책을 보면 그 쓸쓸함이 더 커진다.

인디언들은 모든 자연물들도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름을 지어서 불러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나'도 그렇게 나무와 친구가 되었다. '나'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나무와 친구 처럼 지냈던 기억은 이렇게 밑동만 남아 있어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사라진 것들은 함께했던 모습 그대로 마음속에 머문다"는 작가의 말처럼 말이다.

이 책을 보고나서 나도 수퍼남매가 태어났을 때 나무 한 그루씩 심어줄걸 그랬다 하는 후회가 들었다. 나무 친구와 이야기도 하고, 속마음도 털어 놓고, 나무 친구 자라는 모습 보면서 자신도 자라고 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제제와 밍기뉴처럼 말이다.

이런 느낌의 그림책 좋아하는데 비 오는 날 읽으니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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