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미술가 - Art in Nature
김해심.존 K. 그란데 지음 / 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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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아니, 미술이란 무엇일까요? 이번에 나온 김해심과 존 k 그란데의 '자연의 미술가'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미술은 무엇보다 재현의 예술입니다. 어느 카메라 광고가 생각나는군요. 어떤 공간에다 사각형의 틀을 대면 그림이 되어 나오는 그런 광고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미술이 아닐까요? 자연의 어떤 특정한 부분을 뚝 떼어다 감상가능하게 만드는 것. 굳이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일 수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그 사각형의 틀은 작습니다. 미술은 그 틀을 넘어 뻗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추상미술이란 것도 나왔죠. 재현이지만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아마도 60년대 후반의 '대지미술'도 그것의 일환이었을 것입니다. 지구라는 전체 캔버스 위에 마치 신의 붓질과도 같이 그림을 새기는 것. 그것은 환경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개입이었고 인간의 뜻대로 만드는 지배였습니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 대지미술이 가지는 개입과 지배에 반발해서 나온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참으로 많은 작가가 지구환경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로움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미술로 승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장소의 역사를 간직하고 어느 곳과도 다른 독특성을 살리며 그러면서 더 아름답기 보이기 위해 가꾸는 것이 아니라 그 조화로운 전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춘 공간의 미술들이었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들을 보면서 새삼 내가 사는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를 둘러싼 환경과 공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미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로움이 아닐까요? 칸트가 말했듯이 진정한 자유로움이란 오로지 이기적일 뿐인 동물적인 본능에 좌우되지 않는 세계와 타자로 열린 존중과 배려에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술도 엄연한 사상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또 깨닫게 되었다고 부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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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3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