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에는 그림책이 아닌 여희숙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책 <헨쇼 선생님께>를 가지고 함께 나눠 보기로 공지를 하였다. 모인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처음에는 " 뭐 이런 책이 다 있냐? "했다가 점점 리 보츠의 상처가 보이고, 그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번 모임은 같은 책을 모두 읽었기에 각자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자신이 찾은 보물- 밑줄 그은 부분-을 이야기하는 걸로 하였다. 4학년 독서부 아이들에게도 이 방법을 쓰는데 부담이 없어서인지 못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이 방법 써 먹으면 좋을 듯하다. 내 책은 도서실에서 빌린 책이라서 밑줄을 못 그어서 포스트 잇을 여기저기 붙여 놓았다. 한 분 한 분마다 찾은 보물이 다 달랐지만 모두가 같은 책을 읽었기에 서로가 다른 보물들을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몇 분 선생님들께서 이 방법도 썩 괜찮다고 의견을 말해 주셔서 앞으로는 두 방법을 섞어서 진행하려고 한다.

 

겉표지를 보면 리 보츠가 헨쇼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 . 입을 꽉 다문 채로 진지한 표정으로  약간 고개를 앞으로 숙인 채 편지를 써내려가는 리 보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손으로 편지를 써 본 게 언제던가!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공부 시간에 공책에 뭐 좀 쓴다 하면 하기 싫어서 여기저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만큼 쓰는 게 싫다는 것이지. 책 읽기까지는 되는데 그 다음 정교한 단계이자 마무리 단계, 심화단계인 글쓰기(독후감)가 안 되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이 책에 나와 있다.

 

리 보츠가 가진 수많은 상처가 글쓰기라는 과정들을 통하여 서서히 치유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헨쇼 작가님이 대단히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글쓰기를 시킨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당돌하게 팬 레터를 보내고, 답장을 요구하는 꼬마에게 오히려 10가지 질문을 보내면서 스스로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부모로서 교사로서 어떻게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을까 하는 노하우를 많이 얻게 되었다.

 

더불어 이 책의 내용이 식상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고 그야말로 현실적으로 끝나는 것 또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역시 뉴베리상 수상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는 권정생 작가님 서거 5주기라서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여 개정판이 나온 <몽실 언니>를 읽고 나누기로 하였다. 1주일만에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제일 걱정이다. 하는 데까지 열심히 읽어보리라.

 

함께 해 주시는 선생님들과 모임을 위해 따뜻한 페퍼민트 차를 준비해 주신 영양사 선생님,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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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5-1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헨쇼 선생님은 여직 못 봤어요.
님 덕분에 이 책을 챙겨봐야겠네요~ ^^

수퍼남매맘 2012-05-12 11:44   좋아요 0 | URL
후회하시지 않을 거예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작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