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년을 위한 독서 습관 행복한 1학년을 위한 학교생활동화 15
송윤섭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책 읽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담임 선생님과는 반대로 토리는 책 읽기를 아주 싫어한다.

 대신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토리는 독서퀴즈를 위하여 책을 읽다가 그만 침을 질질 흘리고 잠이 들고 그 때 책의 요정 부키가 나타난다. 독서 퀴즈 1등에게 줄 캐릭터 필통이 탐이 났던 토리는 책의 요정 부키에게 자신을 독서퀴즈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원을 빌고, 다음 날 부키가 일러 주는 대로 답을 쓴 결과 토리는 예상을 뒤엎고 독서퀴즈왕이 되어 탐내던 필통을 손에 쥐게 된다.

 

 다음에도 토리의 소원대로 독서퀴즈왕이 되었지만 이제 소원은 단 하나 남아 있다.두 번씩이나 독서퀴즈왕이 된 토리는 자존심 때문에 마지막 소원 또한 영원히 독서퀴즈왕이 되어 달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이에 부키는 독서퀴즈왕이 되면 다시 만나자는 애매한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그런데 웬걸? 부키가 사라지고나자 토리의 손에 책이 쩍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사정도 모르는 부모님, 친구들은 토리가 독서퀴즈왕이 되더니 책을 늘 가까이 한다고 칭찬을 해 주시고....... 무슨 수를 써도 떨어지지 않는 책이 엉겁결에 책을 읽으면 다시 다른 책으로 바뀐다. 책을 손에서 떼어내기 위해 시작된 토리의 독서는 어느덧 즐거움이 되고, 토리는 저 혼자의 힘으로  드디어 독서왕에 오른다.

 

 지난 번 연수 때 들은 내용 중에 10%는 특이한 유전자를 타고나서 천부적인 독서가로 자라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원래 인간의 뇌구조가 책과 친해질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그 중 20-30%는 책과는 웬수처럼 지내는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토리 같은 아이들인 셈이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지게 만드느냐가  독서교육의 방법론적 이야기인 셈이다. 이 책에서는 토리가 책과 친해지게 도와주는 역할을 책의 요정 부키가 해 주고 있지만, 이 세상 모든 아이가 토리처럼 부키를 만날 수는 없는 일! 결국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인 부모와 교사가  부키의 역할을 해 줘야 할 것이다. 토리는 어떻게 하여 책과 친해지게 되었나? 결국 필통에 욕심이 나 독서퀴즈왕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이처럼 각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접근할 때 독서 교육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각 아이들에게 맞는 맟춤식 접근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모와 교사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까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가치로운 일임은 분명하다.

 

 책의 내용 중,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독서퀴즈에 대한 것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 역시 독서퀴즈를 하곤 했었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이들이 제대로 책을 읽고 있나 점검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 번 해 보면서 독서퀴즈의 폐해를 알게 되었고,그래서 그만 두었다. 그러자 나도 아이들도 즐겁게 책을 읽게 되었다. 지난 번 여희숙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독서퀴즈, 독서골든벨 등등의 독후활동 등이 아이들을 책에게서 더 멀어지게 하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건 내 경험상으로도 맞는 말 같다. 책을 즐겁게 읽어야 할 아이들이 퀴즈의 답을 맞추려고, 정답 위주로만 책을 읽는다면 어떻게 사고력이 길러지겠는가! 그런 면에서 볼 때 책의 내용 대부분이 마지막 토리가 진심으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음에도 독서퀴즈 대회에 나가 1등을 타는 것처럼 독서퀴즈 중심으로 내용이 짜여져 있는 게 내겐 조금 아쉽다. 책 읽는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마무리가 지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가정에서도, 교실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들로 아이들의 책 읽기를 확인, 점검하고자 한다. 나 또한 그런 방법들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꼼수를 부리게 된다. 책에 풍~ 덩 빠져서 책과 대화하고, 책의 즐거움을 느끼기 보다 부수적인 것들에 신경을 쓰느라 자신의 마음을 속이기도 하고, 부모와 선생님을 속이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런데 그런 것 없이 그냥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절대 자신도 남도 속이지 않는다. 더불어 <다독상>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에게 칭찬해 주고, 상을 준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양적으로 많다고 해서 그 아이가 진정한 독서가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보상인데 다른 그 무엇이 보상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 교실엔 책을 읽은 것에 대한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스티커도 없다. 그런 것들이 있으면 과다한 경쟁이 발생하고, 꼼수를 부리는 아이들이 나오고, 독서교육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소지가 다분히 생겨서 과감하게 없앴다. 그러니 나도 편하고, 아이들도 편하다. 그냥 즐겁게 책을 읽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작년에 이 책을 읽었다면 " 맞아! 맞아!" 하면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나도 어느 정도 독서 교육에 대한 철학이 생겨서인지 약간의 비판력이 생긴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깊은 고민 없이 무조건 받아 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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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예준맘 2014-03-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독서의 4대 원칙을 수첩에 써 봅니다...
총회날 교실에서 보고 아~~했는데!!
자꾸만 잊어버리고 예원이에게 자꾸만 자꾸만 확인하려고 합니다. 제가요...
어제도 독서 20분을 시키면서 예원이가 골라오는 책들이 모두 동생의 책이었어요..
괜시레 화가 나더라구요..
하기 싫은데 엄마가 시키고, 숙제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예원이의 모습이 말이죠..
습관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자식에게는 잘 안되네요 ㅠㅠ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그냥 읽기만 해요...
다시한번 주문처럼 외워봅니다!!ㅎㅎ
이슬비에 옷젖는것 처럼 조금씩 쌓이면 큰 힘이 길러질 거라 믿어봅니다...

수퍼남매맘 2014-03-28 19: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이나 어른이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죠.
느긋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죠.
예원이 모둠도 바뀌고,여자 짝꿍이 되었으니 더 잘하리라 믿어 봅니다.
책에 대한 안목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예원이 짝이 책을 잘 골라오더라구요. 짝에게 물어보라고 하셔도 좋을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