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다 느림보 그림책 33
엄정원 글.그림 / 느림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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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 그 양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물들은 전혀 아플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항상 옆에 있는 것들은 그 소중함을 너무 쉽게 망각하곤 한다.

 

"아픈 바다" 라는 제목에 스르르 끌려 그림책을 한 장 넘겨 보았다. 정말 아픈 것처럼 심하게 오염된 바다를 무채색으로 표현한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 스타일 참 마음에 든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착잡해지는 심정이다. 그만큼 그림으로 바다가 아프다는 게 전해지니 제 역할을 잘한 것이지.

 

"아픈 바다" 하니 2008년에 있었던 태안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모르긴 몰라도 작가님도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그림책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갯벌도 나오는 걸로 봐서.....

 

아픈 바다로 인하여 하나 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아이의 아빠도 돈을 벌어 오겠다고 약속하며 엄마와 아이를 남겨 두고 떠난다. 아이는 매일 아빠를 기다리지만...  아빠가 데리러 오면 아이와 엄마는 아빠를 따라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지만

아픈 바다는 그조차 할 수 없단다. 바다는 그렇게 혼자 남아 스스로 다 나을 때까지 아픔을 견뎌야 한다. 최고의 피해자인 바다는 떠나는 자유조차 누릴 수가 없다.

 

태안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4년이 지난 지금, 태안 앞바다는 다시 건강을 회복했을까?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살던 사람들은 이 책의 아빠처럼 다른 곳으로 떠났을까? 아님 남아서 바다와 함께 아픔을 견디고 있었을까? 그 뒷이야기가 알고 싶다. 그동안 참 무심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정작 엄청난 사고를 낸 장본인은 건재하는데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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