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반한 세계 미술관 - 르네상스에서 20세기 미술까지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사계절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문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던 게 바로 미술 분야였다. 왠지 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도 있었고, 요즘 나오는 추상작품들은 도대체 뭐가 뭔지 몰라서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지난 겨울 초등학교 교사이시면서 현재 화가이신 어떤 분의 강의를 들었다. 요지는 " 미술, 어~렵지 않아요. 내가 느끼면 된다"는 것이다.그게 추상이든 구상이든지 간에 그 그림을 통해서 내가 뭔가를 느끼고 작품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마음이 트이는 듯했다.

 

초등학교에서의 예체능 교육도 그 목표가 확실하다. 음악, 미술, 체육을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그 기초를 마련하는데 있는 것이지 기능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가 예전에 배웠던 방식 대로 작품 이름과 작가를 외우고, 시대를 외우는데 촛점을 두는 게 아니라 설사 그런 것들을 모르더라도 그 작품이 자신에게 뭔가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면 미술이 어렵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고,커피 마시러 카페에 들어가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갤러리에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올 수 있을 법하다.

 

이 책은 미술 역사의 흐름대로 5개의 전시실로 분류하여 조근조근 설명해 주고 있다. 1전시실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이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성서나 신화를 다룬 그림들이 많은데 나에게 감흥을 주었던 작품을 골라봤다. 바로 보티첼리의  < 팔라스와 켄타우로스>란 작품이다. 특히 지헤의 여신 팔라스에게 머리카락이 잡힌 켄타우로스의 표정이 눈길을 끌었다.

 

2전시실은 바로크와 로코로 시대이다. 여기서 바로크의 뜻을 꼭 짚고 넘어가자. 바로크는 <삐뚤어진 모양의 진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클래식에서 바로크 시대를 가장 좋아하는 나로서는 바로크의 의미가 이런 것인 줄 처음 알았다. 그래서 미술에서는 뭔가 괴기스러운 장면을 담고 있다고 한다. 반면 로코코는 화려한 귀족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시대를 함께 비교 감상해 보자. 왼쪽의 작품은 <플랜더스의 개>에 나온 주인공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그림의 화가 루벤스의 작품이다.  확실히 로코코에 비하면 좀 괴기스러운 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3전시실은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전시실이다. 신고전주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화가는 앵그르였는데 작품이 주로 여인의 나체여서 여기에 올릴 수는 없었다.  어쩌면 여인의 나체를 그리 아름답고 매끈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대신 좀 웅장하다 싶은 건물에는 꼭 걸려 있는 그림 다비드의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을 골라 봤다. 다음은 신고전주의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낭만주의 대표 화가 터너의 작품을 선택했다. 몽환적인 느낌이 정말 대조적이었다. 다음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화가 밀레의 작품이다. 엄마가 아기 셋에게 스프를 먹여 주는 장면이 평범하면서도 참 따뜻해 보인다.

 

4전시실은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전시실이다. " 제멋대로 물감을 찍어 바르며 아무 생각 없이 한순간의 인상만을 그리는 얼간이들 같다" 고 놀려준 것에서 기인한 인상주의 란 말은 처음엔 조롱의 말로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미술사에 있어서 가장 관심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건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사실대로 그린 인상주의 화가와 인상파 미술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였던 후기 인상파의 그림을 비교 감상해 보자. 눈에 보이는 대로 그대로 표현한 그림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과 후기 인상파의 거장 고흐의 <오베르의 교회>이다.

 

 

 

 

5전시실은 20세기의 미술로 크게 나뉘어 표현주의 미술과 입체파, 추상미술로 구분해 보았다. 후기인상파까지 그런대로 잘 따라갔건만 20세기로 넘어서고 추상미술로 들어서면 부담이 팍팍 드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그냥 내 맘이 가는 대로 느껴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 뭉크의 그림과, 입체파의 대부 피카소, 추상 미술의 대가 몬드리안의 그림을 모아 봤다. 몬드리안 그림을 볼 때마다 나도 "저게 무슨 그림이야? 나도 저 정도는 그리겠다" 고 생각했었는데 나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 모두가 그랬나 보다. 하지만 이 그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보니 역시 첫 시작을 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고, 시작을 연 사람들은 분명 창의적인 사람임에 틀림 없다.

작가는 앞머리에 서양미술을 재밌게 보는 길을 소개해 준다.

1.역사적 흐름을 알아보라.

2.그림의 구도나 색채감에 관심을 가져라.

3.서양 미술의 전통 기법인 명암법과 원근법의 변화에 관심 있게 보라.

4.화가의 독창성과 개성이 무엇인지 꼼꼼히 들여다 보라.

5.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작품 속에 깃든 시대 정신을 읽어라.

이 책 한 권으로 미술이라는 문화가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