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장례식장으로
오늘은 병문안차 병원으로
제대로 쉴 틈이 없다.
반창회를 한다는 딸에게
오늘은 엄마가 집에 없으니 혹시라도 친구들 데려 올 생각 하지 마라고 했건만
병원에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친구들을 몽땅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는 것이다.
백화점에 들러서 뭐 살 게 있었는데
그냥 집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던킨 도너츠에 가서 도너츠를 9개 사고, 오렌지 주스를 사서 집에 오니
아이들은 2층 침대에 들러 붙어서 놀고 있었다.
사 온 도너츠를 맛있게 먹고
여러 가지 놀이들을 실컷 한 딸과 친구들은
12시에 만나 5시가 되어서야 각자의 집으로 갔다.
엄마의 부탁을 무시하고
친구들을 무작정 데리고 온 딸을 차마 야단칠 수는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다른 집에도 갔었는데 부모님들이 거절해서
추워서 밖에서 놀 수는 없어서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아빠 허락도 없이 무작정 말이다.
딸, 그래도 제발 미리 연락 좀 하렴.
아빠나 엄마가 당황하잖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