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책 제목이 나비사자일까?'라는 것이었다. 대충 짐작으로 나비와 사자의 이야기일 것 같았다.
사립학교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 하나가 학교를 뛰쳐나와 어떤 크고 멋진 집에 이른다. 거기에는 한 할머니와 개가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예전에도 너처럼 학교에서 뛰쳐나온 아이가 있었는데"하고 말을 한다. 이 책은 할머니가 '나'처럼 학교를 뛰쳐나온 아이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시작하는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가 말한 그 아이, 버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았는데 거기서 하얀 사자와 친구가 되고 사자를 집에서 기르게 된다. 하지만 버티가 프랑스에 있는 사립학교에 입학하게 되자 엄마, 아빠는 하얀 사자를 서커스단에 팔아버린다. 사립학교에 들어간 버티는 학교를 뛰쳐나와 밀리를 만난다. 둘은 친구가 되지만 갑자기 버티는 군대에 가 버린다. 그리고 전쟁 중에 부상을 입는다. 병원에 입원한 버티를 찾아 밀리가 오고 둘은 신문에서 하얀 사자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 찾아 나선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하얀 사자를 데려온 버티는 밀리와 결혼하여 셋이 행복하게 대저택에서 살게 된다.
내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것은 버티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약속을 지킨 것이다. 예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 때 버티가 하얀 사자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죽을 때까지 널 생각할게. 영원히 널 잊지 않을 거야.'라고. 버티는 바로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나도 이런 멋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키고,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친구. 이런 사이가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버티는 하얀 사자가 죽은 후에도 내내 하얀 사자만 생각했다. 우연히 하얀 사자를 묻은 그 곳 아래가 백악질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밀리와 함께 오랜 시간 하얀 사자의 모습 그대로 조각한다. 정말 버티와 밀리의 끈기가 대단하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죽은 후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하얀 사자 조각 위로 해마다 여름이 되면 '아도니스 블루'라는 나비들이 날아온다. 그래서 제목이 나비사자였구나 하고 처음의 궁금증이 풀렸다. 나는 그 나비들이 죽어서도 하얀 사자를 잊지 않고 늘 사랑하는 버티와 밀리의 마음 같아서 감동적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하얀 사자와 아도니스 블루가 정말 있을까 싶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는데 진짜 있었다. 신기했다. 이제 하얀 사자와 아도니스 블루만 보면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 늘 하얀 사자를 잊지 못했던 버티와 밀리처럼.
아도니스 블루 하얀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