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배달부 키키 1 - 홀로서기를 시작한 키키 마녀배달부 키키 1
가도노 에이코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권남희 옮김 / 소년한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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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때 딸이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책 5권 중에서 <마녀 배달부 키키1>이 들어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작이기도 해서 궁금하던 터에 얼씨구나 잘 됐다 싶어 딸에게 빌려 읽었다. 1-6권까지 나와 있던데 산타 할아버지는 왜 1권만 주셨을까? 이 책이 마음에 든 딸은 2권-6권까지도 읽고 싶다고 한다. 딸아, 나머지는 상금 탄 걸로 사거라.

 

마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백설공주에 나오는 딱 그 마녀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여기에 나오는 마녀는 전혀 다르다. 사람처럼 평범하고 오히려 사람들을 도와 주는 착한 마녀이다. 마녀가 나온 책을 여러 권 봤지만  이렇게 착하고 사랑스럽게 마녀를 묘사한 책은 보지 못했다.

 

열세 살 된 주인공 키키는 마녀의 딸이다. 마녀의 딸들은 열살 정도가 되면 마녀가 될지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살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단다. 키키는 마녀가 되기로 결심을 굳히고 엄마 고리키로부터 마녀 수업을 받는데 마녀의 세력이 약해진 터라 고리키 또한 부릴 수 있는 마법이래 봤자 고작 두 개이다.  재채기약 만드는 것과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이다. 키키는 그 두개 중에서도 하늘을 나는 마법 밖에는 배우지 못한 채 마녀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홀로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홀로서기"란 13세 생일이 지나면 자기 집을 떠나 마녀가 없는 도시나 마을을 찾아서 혼자 살기 시작하는 일을 뜻한다.

13세에 홀로서기를 하다니.... 그것도 혼자서 외딴 곳을 찾아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다니 말 그대로 홀로서기네. 수퍼남매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고향 마을과 고리코 마을>

 

보름달이 뜬 날, 키키는 자신이 13년을 살아온 고향을 떠나 빗자루, 지지, 아빠가 준 라디오만 가지고 홀로서기할 미지의 장소를 찾아 떠난다. 키키가 홀로서기할 곳으로 정한 곳은 바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바다가 있는 고리코 마을이었다. 할 수 있는 마법이라곤 하늘을 나는 것 밖에 없는 키키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해 낸 일은 바로 " 마녀 택배 " 였다. 마음씨 착한 오키노 아줌마 빵집에 세 든 키키는 " 마녀 택배" 라는 간판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일을 착수한다. 초반에는 고리코 사람들이 환영해 주지 않아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키키가 바닷가에서 어린이를 구출하는 사건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과 키키의 관계는 친밀해진다. 키키가 무엇을 배달하냐면  고무젖꼭지를 배달하기도 하고, 설날을 배달하기도 하고, 봄이 오는 소리를 배달하기도 한다. 그렇게 배달하고 나서 받는 사례는 돈이 아니라  빵, 복대, 어떤 경우에는 경험 그 자체가 사례라고 말하는 키키. 욕심 부리지 않고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하고 사는 키키의 모습이 인간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홀로서기를 떠나는 키키                 마녀 택배를 시작하는 키키

 

    (1) 바닷가에서 아이를 구하는 키키     (2)   빗자루에 빨랫줄을 걸어 빨래를 말려 주는 키키

    (3) 봄의 소리를 배달하는 키키            (4)  복대를 한 고양이 지지

 

먼저 이 책을 읽은 딸에게 어떤 배달이 가장 기억에 남냐고 물어 보니 봄이 오는 소리 즉 악기를 배달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마치 영화 미션 임파서블 같다고 하였다. 연주자들이 기차에 놔두고 내린 악기들을 배달해 주라는 어려운 부탁을 받은 키키가 달리는 기차 지붕 위에 뛰어 내려 악기를 빗자루에 매달아 배달하는 에피소드는 정말 스릴 있다.

 

난 키키의 평생 친구인 고양이 지지가 복대를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읽다가 푸하하 웃고 말았다. 뜨개질을 아주 잘하는 할머니가 부탁한 배달 품목은 아주 큰 복대였다. 그걸 선장인 아들에게 전해 달라는 거였다. 온갖 물건과 사람에게 복대를 해 주는 할머니 덕분에 지지도 복대를 하게 되는데 복대를 한 검정 고양이라니!  도대체 그 큰 복대는 어디에 쓰일고? 상상에 맡긴다.

 

그림 작가 이름이 낯익어서 책을 찾아 보니 <이슬이의 첫 심부름>의 작가였다. 역시......내 눈이 정확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마녀 배달부 키키를 정말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마녀하면 섬뜩하고 나쁘다고만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이웃집 친구 같은 사랑스러운 마녀도 있다는 것을 아주 재미 있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통하여 보여 주고 있다.  키키의 홀로서기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도 나름대로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게 키키처럼 부모 곁을 떠나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다. 지금 당장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정하여 꾸준히 실천하는 것, 그것 또한 홀로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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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2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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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15: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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