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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창작동화 ㅣ 나는 1학년 1
이금이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임수진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1월
평점 :
ㅅ 출판사에서 한 이벤트 중에서 <예비 초등맘에게 보내 주는 응원 댓글 달기>행사가 있었는데 그렇게 긴 댓글들은 처음 봤다. 그만큼 먼저 학부목 된 선배맘들이 예비 초등맘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tip들이 많은가 보다. 1학년 담임을 4번 한 나도 할 말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꼭 한글을 깨치고 보내라는 것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우리 반에 한두 명씩 한글을 못 깨치고 초등학교에 들어온 아이가 있었다. 한글을 못 깨치고 들어와서 엄청 고생하는 아이를 보면서 예비초등맘들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내 자녀가 그림책을 혼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한글을 깨쳤나 꼭 확인하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다. 예전에 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한글을 안 깨치고 학교 들어가서야 가, 갸, 거, 겨......를 배웠다. 그때는 누구나 다 학교 가서 한글을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 교육 과정이 그렇지 않다. 물론 유치원 교육 과정 또한 한글을 배우는 과정이 없긴 마찬가지다.( 이런 구조 때문에 아이들 한글 교육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요즘 들어 한글미해득자가 예전보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 생활을 해서 당연히 한글을 깨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초등학교는 입학하자 마자 아주 잠깐 동안 한글을 배우고 곧장 글 읽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한글을 초등학교에서 배운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꼭 한글을 깨치고 학교에 보내야 한다. 현재 우리 반 아이 한 명도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한글을 완벽하게 읽지 못하여 고생하고 있다. 그러니 그 아이가 일 년 동안 받았을 스트레스는 어떠했겠는가?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 적응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는 여러 면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학습적으로 부진이 누적되어 학교 적응이 어렵게 된다. 그러니 입학하기 전 이번 겨울 방학에 우리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한글 실력을 가지고 있나 점검하시길 당부 드린다.
아이의 한글 실력 점검 차원으로 이 책을 함께 읽어 보면 참 좋겠다. 이 시대의 내노라 하는 동화작가들이 1학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쓴 재미 있고 감동적인 동화 6편이 실려 있다. 이금이, 이상교, 김은의, 강숙인, 방정환, 조장희 작가님이다. 예비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글밥이 많을 수 있으니 엄마나 아빠가 한 꼭지씩 매일 읽어 주거나 아이와 한쪽씩 교대로 읽으면서 학교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금이 작가님의 <입학식에 온 꽃샘 바람>이란 단편이었다. 어쩌면 꽃샘 바람은 입학식을 정확히 아는지 해마다 입학식 할 때면 꽃샘 추위가 손과 발을 포함해 온 몸을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해는 싸리 눈까지 내린 적도 있었다. 강당이나 체육관이 있는 학교라면 모를까 운동장에서 식을 하는 학교는 그 어린 신입생들 모아 놓고 식을 치르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식을 하기 위해 대부분 각 반을 남자 1줄, 여자 1줄로 세우는데 이 때 줄 서는 것을 보면 대충 그 반이 장난꾸러기가 많은지 차분한 아이들이 많은지 감이 온다. 입학식 날 줄 잘 서 있는 반이 일 년 내내 사고도 적고 아이들도 야무지고, 모범적인 편이다. 입학식 날은 굳이 가방과 실내화 주머니를 안 가져와도 되는데 자기 몸보다 큰 가방에, 실내화 주머니까지 들고 오는 모습이 매년 똑같다. 입학식이라서 새로 장만한 가방과 실내화 주머니를 선보이고 싶어서 가져온 것일 게다. 내가 입학할 때는 하얀 손수건도 달았었는데.... 이번 입학식이 떠오른다. 그 때 아이들에게 이름을 불러 주면서 이름표를 목에 걸어 줬었지. " 반갑습니다. "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똑똑하게 인사를 잘하는 아이도 있었고 부끄러워 씨익 웃기만 하던 아이도 있었다. 그랬던 아이들이 일 년 동안 참 많이 자랐다.
제발 올해는 꽃샘 바람이 그냥 소나무 할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 하고 있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입학식에 참여하고 있을 신입생들이 조금이나마 덜 떨고, 부디 따뜻하게 입학식을 치렀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예비초등맘들이 걱정하고 불안해 하면 아이들도 덩달아 그렇게 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 학교는 즐거운 곳이야, 담임 선생님도 좋은 분일 거야, 넌 잘할 수 있어" 라는 말을 자주 해 주셔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야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예비초등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자녀가 입학하기 전에 한글 깨치기, 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기이다. 다른 것들도 무지 많지만 다 쓸려면 한참 걸려서 가장 중요한 것만 써 봤다. 이제 학교에 첫 발을 내딛는 어린 자녀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학년 아이들에게 " 학교가 즐거워요?" 라고 물어보면 100% " 즐겁다" 고 대답한다. 이 아이들이 12년 내내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동화 하나가 끝날 때마다 질문들이 있어서 함께 생각해 보고 답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