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멀리건과 증기 삽차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7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서애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2월
구판절판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이다.
그녀의 그림책은 보고만 있어도 피톤 치드가 방출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주의점은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상당히 글밥이 많다는 것.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 주더라도 한참이 걸린다는 점 명심하시길...

그럼 오늘의 주인공 마이크 멀리건 아저씨와 증기 삽차 메리 앤을 소개할게.
위풍당당한 이 모습!!!


둘이 해 낸 일이야. 운하를 파는 일을 해냈지.

눈부시게 파란 색을 보는 순간 내 마음도 벌써 배를 타고 운하를 통과하는 듯하다.
이 책에서 가장 색감이 빼어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다. 어쩜 저렇게 멋진 파란 색이 나올까!
그녀만의 개성이 넘치는 그림스타일. <작은 집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어 그림만 봐도 그녀의 작품인 걸 알아보게 만드는 그녀만의 스타일이 있다.

잘 나가던 마이크와 메리 앤에게도 위기가 닥쳐온다.
다름 아니라 새 가솔린 삽차가 나타나고, 새 전기 삽차가, 새 디젤 삽차가 등장한 것이다. 새로운 삽차들의 출현은 증기 삽차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여기가 바로 그녀는 그림풍만 아니라 그림책의 주제 또한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산업화, 도시화 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뒤쳐지고, 폐기되고, 소외되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마음이 그림책에서 고스란히 느껴져 난 그녀가 좋다. 그녀의 작품이 좋다.

마이크와 메리 앤도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

증기 삽차들은 그렇게 새 삽차들에 밀려서 이렇게 폐기처분되고 만다.
산업화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문명화되면 편리해지는 것이 있는 반면 분명 부작용도 있는 법이다. 그걸 어떻게 최소화시키고 조화롭게 하느냐가 관건이 되겠지. 거기에 바로 철학이 필요한 것이겠구.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크 아저씨는 신문 광고에서 포퍼빌 시청을 짓는다는 광고를 보게 되고 그 기초 공사를 자신과 메리 앤이 하기로 결심한다.

마이크와 메리 앤은 산 넘고 물 건너 아주 작은 도시 포퍼빌 시로 향한다. 자신들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그 희망을 안고서 말이다.

마이크 아저씨는 포퍼빌 사람들에게 자신과 메리 앤이 하루 만에 시청 짓는 기초공사를 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친다. 그리고 하루 안에 공사를 못 마치면 품삯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하고 만다. 이제는 녹슨 유물이 되어 버린 메리 앤과 약간 허풍이 느껴지는 마이크 아저씨가 과연 하루 안에 기초 공사를 끝마칠 수 있을까!

<생명의 역사>를 읽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그림책도 이렇게 글밥이 많다.
하지만 염려 마시라. 엄마의 목이 조금 아플 뿐 아이들은 엄청 좋아한다.

따뜻한 그림풍만큼이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그림책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 그녀의 그림책은 보기만 해도 마음의 위안을 주곤 한다.

잠깐, 삽차의 구조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 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