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저녁 6시에는 딸 아이의 기타 레슨이 있다. 레슨을 하는 곳은 다름 아닌 피아노 대리점이다. 내 차를 타고 딸 아이를 데려다 주고는 난 옆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가 먹고 싶을 때는 그 옆에 있는 <구석>이라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곤 한다. 그 시간이 참 여유롭고 행복하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면서 책 읽는 기쁨~~
어제는 조금 달콤한 커피가 당겨서 카라멜마끼아또를 마실려고 갔더니 까페 벽에 길벗어린이 <꽃과 나비>라는 원화 16점이 쫙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지난 번에는 <들꽃 아이>가 걸려져 있어서 눈호강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겨울에 보는 꽃과 나비라.. 안구정화가 되는 기분이었다.


원래 카페에는 대여가 안되고 오로지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실에만 대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대여를 하셨느냐고 물어 보니 출판사측에 조르고 졸라서 승락을 얻어냈다고 하신다. 한 번 대여를 하고 후기로 사진을 꼬박꼬박 올리니 그 다음부터는 대여를 잘해 주신다고 대답하셨다. 역시 한국은 조르면 된다. 사장님께 다음 번에는 <만희네 집>을 한 번 대여해 보시라고 권하자 사장님이 그 자리에서 대여 신청을 하셔서 다음 번에는 <만희네 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울 학교 도서실에서도 꼭 원화 전시회를 하고 싶었는데 대여신청까지 다 해 놓았다가 포기하였다.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말이다. 다음에 또 도서실 담당을 하게 된다면 미리 찜해 놓아야지.
아무튼 딸 아이 레슨 받는 동안 눈도 호강하고, 책도 덕분에 많이 읽었다. 사계절에서 나온 <홍명희>라는 인물전인데 잘 모르던 인물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홍명희가 살던 일제 식민지 시대와 지금이 왜 그리 닮아 있는지.....홍명희와 친일파 최남선, 이광수가 막역한 친구였다니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그들의 길은 갈라진다. 한 명은 민족주의자로 다른 두 명은 변절자이자 친일파로 말이다. 더불어 홍명희가 쓴 <임꺽정>도 끝까지 완독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지금은 읽어야할 책들이 너무 많아서 겨울방학으로 미뤄야지.

이거 이거 입맛이 당긴다. 벽초 홍명희 글에다 박재동 화백의 그림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