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길들이기 난 책읽기가 좋아
김진경 지음, 송희진 그림 / 비룡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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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어린이들이 끊임없이 읽는 책이라서 내 차례가 오지 않아 이제껏 못 읽은 책 중의 하나였다.  오늘은 작심하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고양이 학교>의 저자 작품이라서 호기심이 생겨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피아노 학원에 가기 싫었던 민수는 학원 가방이 보이지 않자 속으로 좋아한다. 하지만 피아노 가방은 다시 민수 곁으로 돌아오고 결국 민수는 투덜대고 학원을 가다가 홧풀이로 돌을 걷어찼는데 그 돌 밑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 구멍 속에 뭐가 살고 있을까 상상하는 사이 잠이 들어 버린 민수. 일어나 보니 민수 옆에 이상한 개 두 마리가 있는 것이다. 하늘로 향한 두 눈, 황금빛 뿔. 개라고 하기엔 괴물스러운 개들은 민수가 묻는 말에 " 왜 ?" " 돼!" 로 답하고, 민수는 개들에게 "왜? 돼!" 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왜? 돼! 는 계속해서 민수를 따라오고, 개들이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민수는 개들을 데리고 집으로 온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무리 없이 애완용으로 기를 수 있을 것 같았던 왜? 돼! 가 사사건건 말썽을 부리고, 그들 때문에 옴팡 누명을 뒤집어 쓴 민수는 급기야 개들을 갖다 버리기로 작정한다.  

인생이 다 그렇다. 보이지 않아 마음껏 기를 수 있을 듯하여 데려온 왜? 돼!가 바로 사고뭉치가 될 줄이야!  그리고 갖다 버리면 간단할 것 같았던 것도  마음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 삼촌 말이 그렇게 함부로 버리면 괴물이 더 커져 버린다고 하니 아무렇게나 버릴 수도 없구 말이다. 왜? 돼! 는 민수 같은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생겨날 때 생기는 괴물이란다. 공부는 왜 해야 하지? 학원은 왜 가야해? 숙제는 왜 해야해?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하면 돼 안돼? 군것질을 하면 돼 안돼?  자신의 마음 속에 이런 의구심이 들 때 나도 모르게 내 주변에 괴물이 몰려 드는 거란다. 삼촌의 말처럼 이런 괴물들이 하나 둘 나에게 모여들면 무조건 버리기보다 잘 길들여 보라고 이 책은 조언을 해 준다. 삼촌이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부모가 시키는 일을 이유를 대며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심리를 잘 믹스하였다. 또 어린이들 마음 속에 불현듯 자라나는 나쁜 마음들을 귀여운 괴물로 만들어 어린이 스스로 그 마음들을 길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동화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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