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렁코 하영이 사계절 저학년문고 16
조성자 글, 신가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울 반은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서 선생님께 인사를 하는 게 규칙이다. 오늘 울 반 애교쟁이에다  발표왕인 노@@이 엄마가 사 주신 책인데 선생님께 빌려 주고 싶다면서 쓰윽 책을 내민다. " 너부터 읽고 빌려 줘." 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책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간다. 지난 번 신@@이 나에게 책을 빌려 준 게 샘이 났었나 보다. 책 빌려 준 값으로 상표도 1개 줬었다.  이러다 계속 해서 아이들이 선생님 읽으라고 책 가져 오는 거 아닐까?   귀여운 것들....

다른 책 읽으려고 했던 걸 잠시 접어 두고 노@@ 어린이가 빌려 준 책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겉표지에 나온 아이 모습이 노@@과 똑 닮았다. 하영이 또한 1학년이다. 하영이의 별명은 박하영이라서 박하 사탕이기도 하지만 코가 납작하고 뭉툭해서 벌렁코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영이는 벌렁코가 조금 속상할 때가 있다. 그런 하영이를 보고 아빠는 사람은 겉모습보다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하영이에게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해 주신다. 그렇게 자상하시던 아빠가 어느 날 뺑소니차에 치여 아빠는 붕대를 친친 감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게 된다. 아빠의 병원비를 대기 위하여 엄마는 하영이와 함께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그 집 할머니는 " 고양이 할머니"라 불리는 무시무시한 할머니셨다.  이사 온 첫 날 부터 할머니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다면서 밤 중에 큰 소리로 버럭 화를 내셨다. ' 아유! 무서워. 혹시 마귀 할머니 아니야? 눈도 시뻘개서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

친구들과 이사 간 집으로 놀러 온 하영이와 하영이 친구들을 향하여 할머니가 물세례를 퍼 붓던 날, 하영이는 물에 미끄러 넘어진 할머니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워 주고, 할머니를 놀린 댓가로 할머니를 매일 병문안 가라는 엄마의 명령을 받게 된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처럼  다리가 삐어서 옴짝달싹 못하시는 할머니 병문안을 간 하영이. 용기를 내어 박하사탕을 건내 보지만 고양이 할머니는 대꾸도 없다. 그러다 하영이는 우연히 강아지 사진이 많이 붙어 있는 빈 방을 보게 된다. 강아지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무지 좋아하는 하영이였다. 그런데다 하영이는 사진만 보고도 품종을 술술 읆어댈 줄 아는 강아지 박사였다. 하영이가 강아지 품종을 하나하나 말하는 그 모습을 본 고양이 할머니가 " 누가 함부로 그 방에 들어가라고 했느냐?" 날벼락을 내리시자. 하영이는 또 한 번 놀라 할머니 집을 나오게 된다. 병문안 간 걸 고마워하기는 커녕 빈 방 좀 구경했다고 그렇게 화를 내시다니.... 같은 지붕 아래 살면서 하영이와 고양이 할머니는 친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할머니는 왜 그렇게 사나운 고양이처럼 가르랑 거리시는 걸까? 할머니의 빈 방에 걸린 하영이 닮은 앞니 빠진 아이는 누구일까? 하영이는 궁금하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인 하영이에게 안 좋은 일이 겹쳐서 생겼다. 아빠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고, 집은 아파트에서 연립주택 반지하로 옮겼고, 그 집 주인인 고양이 할머니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고....하지만 그 속에서 하영이는 참 씩씩하고 밝다.  사고를 당하신 아빠에게 편지를 쓰고, 반지하로 옮겨와 집도 좁고 낡았지만 마당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고양이 할머니가 무섭기도 하지만 먼저 다가가고 친구들이 고양이 잡아 먹는 할머니라고 놀릴 때도 할머니를 변호해 주기도 한다. 울 반 친구들도 살다 보면 닥쳐 올 어려움의 순간에 하영이처럼 씩씩하게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 하영이는 벌써 아빠가 말한 하나님미 만든 모든 것을 사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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