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성 - 제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신인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2011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2012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201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작은책마을 30
임제다 지음, 윤예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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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6학년 아이들과 함께 경주로 고적답사를 갔었다.
토함산을 올라가는데 어떤 남자아이가 민달팽이를 잡아 보여 주는 것이다.
얼마나 크고 징그러운지.......
나를 비롯하여 여자 아이들은 " 어머 어머!" 소리를 질러댔다.
그 모습에 탄력 받아 더 약을 올려대던 남자 녀석.
그 때 민달팽이를 처음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진짜 컸었다.
책을 읽는 내내 토함산에 오르면서 보았던 민달팽이가 생각났다.
더불어 그 아이들도 기억났다. 많이 컸겠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겉표지의 그림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장면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마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항상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시킨다.
해리 포터가 처음 나오던 시절,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 보면 반 아이들 중 3-4명은
“ 마법사요 ” 라고 대답했었다.
그만큼 마법사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임에 틀림없다.
이 책에 바로 그 마법사가 등장한다.
작가인 이모가 집에 놀러 오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라 대는 조카.
이모는 자신이 프랑스에 유학 갔을 때 겪었던 일을 들려준다.
이모는 방학을 맞이하여 외딴 성에서 할머니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도대체 그 성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처음 성에 도착한 날,
한눈에 보기에도 괴상하게 생긴 할머니가 이모에게 지켜야 할 일들을 알려 주는데 정말 까다롭기도 하다. 어디 그것뿐인가!
전혀 소금을 뿌리지 않는 음식들, 엄청 축축한 베개와 침대, 항상 물이 뿌려져 있는 마룻바닥, 정원에 있는 많은 달팽이, 눈 색깔이 짝짝이인 블랙이라는 개, 항상 할머니 옆에 찰싹 붙어 있는 루시 라는 개, 밥 먹을 때 마다 물을 무려 2병씩이나 마셔 대는 이상한 할머니 등등 이모가 생각하기에 이상한 성이었다.
이모는 7일 동안 이 곳에서 생활하면서 차츰 성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성에서 일어난 일들 하나하나 짜맞춰 보고, 해결해 나간다. 이모가 추리 소설처럼 사건을 풀어 나가는 내내 책장이 척척 잘 넘어간다.
그런데 마법사를 물리치는 장면에서 갑자기 잭과 루시가 사람으로 변해 있어서 조금 실망스럽다. 뭔가 근사하게 마법이 풀리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가 그런 묘사가 전혀 없고 다음 장면에서 바로 사람으로 변해 있어서 조금 김이 샜다. 마법을 푸는 방법도 모르고 있었을 텐데...

그 부분만 미진하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마법사라는 다소 식상한 소재를 아주 맛깔스럽게 잘 버무린 상큼한 책이었다. 아이가 졸라 대면 이렇게 순식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 줄 수 있는 어른이라면 아이들에게 인기 짱일텐데..... 엄마 작가들 중에는 자녀에게 이야기를 지어 내어 들려주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분들이 꽤 많다. 잘 알고 있는 버지니아 리 버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등 나는 그 점에서는 부족한 엄마이다. 이야기 만들어 내는 재주가 없어서리..... 만들어 내는 재주가 없으니 재미있는 책을 열심히 읽어 주기라도 해야지.

앞으로 민달팽이를 보면 토함산 말고도 이 책이 떠올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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