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 만에 얼굴을 내민 해를 볼 수 있었다. 

방학 내내 비와 친하게 지내서인지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해가 조금 낯설었다. 

원래 여름 방학은 더 자고 싶어도 방 깊숙하게 들어온 햇살 때문에 저절로 일찍 눈이 떠지곤 했는데 

이번은 항상 비가 오거나 흐려서 주변이 어두컴컴하니 아이들도 나도 늘어지게 아침잠을 자는 습관이 들고 말았다. 

청명한 하늘에 바람도 한결 싸늘한 게 바람 속에 가을 향기가 묻어 난다. 

얼른 이불을 내다 널었다. 

이 녀석들도 그동안 해가 무지 고팠을 것이다.   

아들 꼬셔서 놀이터에 데려갔다가 제법 바람이 쌀쌀해서 그네 50번 타고 금방 들어왔다. 

진짜 이번 여름은 작열하는 해를 보기 힘들었다. 

덕분에 에어컨 틀어 본 것도 한 두번 정도... 

 

모처럼 해가 나와서 우중충한 내 마음까지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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