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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그림책 (양장)
데보라 언더우드 지음, 홍연미 옮김, 레나타 리우스카 그림 / 미세기 / 2011년 2월
구판절판
요즘 교실의 특징은 교사가 있어도 시끄럽다는 것이다.
가끔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아이들은 이런 우리나라 교실 환경에 적응을 못해서
교사에게 " 선생님,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라고 질문하곤 한다.
듣기보다 말하기를 우선시하고 중요시하는 교육 풍토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귀는 2개고, 입은 1개이다. 즉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아이들에게 매번 강조하건만
아이들은 거꾸로다. 발표할 때는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모둠끼리 의논하라고 하면 평소에 목소리가 모기만하던 아이들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이게 교실인지 시장인지 분간이 안간다.
그런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조용히 하여야 할 때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제목과 어울리게 그림 또한 아주 차분하다.
어린 친구들에게 읽어 줄 때도 잔뜩 분위기를 잡고 조용조용 읽어 주면 더 효과가 클 듯하다.
혹시나 소리를 안 내면 아픈 주사를 맞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
막대 사탕을 먹을 때도 조용조용(와그작 와그작 깨물어 먹지 않기)
우리들이 조용하면 평소에 듣지 못하던 소리들을 아주 많이 들을 수 있다는 것.
너무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놓치는 소리들이 얼마나 많은가!
무지 무서우면 비명 소리도 안 난다는 것을 우리 모두 경험으로 알고 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아무리 목소리 큰 사람이 싸움에서 이기는 세상에 살고 있다지만
어려서부터 조용하게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으로 길러내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지 않나 싶다.
국어책도 얼마 전 까지 말하기.듣기였다가 듣기.말하기로 바뀌었다.
단순히 순서만 바뀐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만큼 듣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예이다.